[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kt 위즈에서 장시환(28)은 압도적 존재감을 가지고 있다. 리드 상황에서 등판해 2~3이닝을 책임지고, 경기 당 투구수 역시 50개가 기본이 될 정도로 비중이 크다. 팀이 승리를 챙긴 7경기 중 6경기에 등판해 ‘승리의 아이콘’으로 거듭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kt에게는 장시환의 ‘압도적 존재감’을 줄여나가기가 그 어떤 과제보다 우선이다.
잘나가던 장시환은 지난 13일 광주 KIA전서 씁쓸한 뒷맛을 느낀 채 등판을 마감했다. 연장 10회말에 시즌 첫 피홈런을 허용하며 2패째를 떠안게 된 것. 5-5 동점이던 8회말부터 마운드에 오른 장시환은 2⅔이닝 동안 49개의 공을 던져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2탈삼진 4실점, 패전투수가 됐다. 역투의 결과 치고는 참으로 잔인한 상황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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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위즈 장시환. 사진=MK스포츠 DB |
kt 마운드 운용을 보면 리드 상황에서는 어김없이 장시환이 등판해야만 하는 구조다. 장시환 없이는 살얼음판 리드를 이어갈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이런 모습은 지난 10일 수원 LG전을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kt는 LG와 1-1 균형을 이루던 7회말 1점을 내며 뒤집기에 성공했지만 그 경기를 그대로 내줄 수밖에 없었다. 장시환이 그 주에 이미 많은 투구(6일 3⅔이닝 55구, 7일 2⅔이닝 36구, 9일 2이닝 38구)를 하며 나설 수 없었기 때문.
kt 벤치는 1사 만루 위기서 당일 등록된 김사율을 올려 보냈지만 3타점 싹쓸이 적시타를 맞으며 넉다운. 이후 아무런 힘을 써볼 수가 없었다. FA를 통해 야심차게 영입한 김사율이지만 시즌 초부터 고비를 넘지 못하는 모습. 베테랑을 믿고 싶은 kt지만 현재로써는 믿을 구석이 없어 괴로울 따름이다.
‘장시환 도우미’로 내부 수혈이 되지 않자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최대성으로 성공적인 외부 수혈을 꿈꿨던 kt다. 하지만 이마저도 최대성이 밸런스 불안으로 지난 10일 엔트리서 말소되며 연기됐다.
불펜에 믿을 수 있는 선수가 적은 탓에 조범현 감독은 매 경기 장시환의 투입 시점을 두고 장고를 거듭한다. 시즌 초반에는 구위가 살아있지만 이
장시환의 압도적인 존재감을 덜어줄 또 다른 승리의 아이콘은 언제쯤 등장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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