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이른 위기론에 대한 관리와 대응은 정공법이다.
삼성은 21일 오전 현재 1위 NC 다이노스에 0.5경기 차 뒤진 2위에 올라있다. 38승28패의 성적으로 승률은 5할7푼6리다. 5월부터 질주를 시작해 6월 선두권을 굳힌 지난해와 비교하면 다소 페이스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같은 시기 삼성은 40승(2무 18패)에 선착하며 2위 NC와의 승차를 4경기로 벌렸고 이후 여름 뜨거운 흐름을 타면서 안정적인 순위 레이스를 했다. 시즌 후반 의외의 부진으로 약간의 어려움은 겪었지만 불과 시즌 절반도 치르지 않은 시점부터 압도적인 위용을 자랑했던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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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달만 따져 봐도 삼성은 4번이나 선두를 빼앗겼다. NC, 두산, 넥센까지 현 4위권내 그룹들이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첫 번째 요인. 하지만 삼성 역시 연승과 연패를 반복하며 틈을 내줬다.
이제 무더워지는 여름. 소위 말하는 ‘삼성의 계절’이나 ‘여름성’의 시기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위기에 맞서는 내부의 해결책은 무엇일까.
20일 우천 취소된 문학 삼성-SK전을 앞두고 만난 류중일 삼성 감독은 현실적인 진단을 내리며 정공법을 강조했다. 류 감독은 “지난해도 우리가 몇 번의 고비가 있었지만 이맘때쯤을 떠올리면 올해보다 페이스가 더 좋았다”며 지난해에 비해서는 다소 늦은 페이스에 대해서 언급했다.
그러면서 “(주전)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을 늦어지는 페이스에 대한 이유로 꼽아야 될 것 같다”면서 “나바로의 경우에는 지난해보다 홈런 (페이스) 숫자는 늘었지만 타율과 출루율이 많이 떨어졌고 여러 선수들이 현재 상태가 좋지 않다. 부진한 선수들이 꽤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채태인이 무릎부상으로 자주 결장했고, 박석민도 발 부상을 비롯해 여러 잔부상에 지속적으로 시달렸다. ‘특급유틸’로 기대감이 컸던 조동찬도 무릎수술로 아직 한 차례도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김태완 또한 올 시즌 고질적인 허리 부상에 신음하고 있다. 꾸준함의 대명사인 박한이도 펜스에 부딪혀 장기간 결장했었다.
마운드에서도 5선발 후보였던 정인욱의 구속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아서 활용하지 못했고, 김현우도 난조에 시달린 끝에 최근에야 복귀했다. 좋은 활약을 했던 백정현도 허리 통증으로 최근 1군서 제외됐다. 이처럼 선수들의 부상이 꾸준히 이어지다보니 아무래도 힘이 부치는 것이 사실이었다.
거기에 신예들의 기용에 대한 확실한 가이드라인도 잡기 어려웠다. 류 감독은 “보통 신예급 선수들이라고 한다면 3년차 내외의 선수들을 뜻한다. 이들이 치고 나와야 하는데 지금 구자욱을 제외하면 막상 그런 선수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면서 디펜딩챔피언의 입장에서 현실적으로 크게 돋보이지 않는 신예들에게 기회를 주면서 성적을 내기 힘든 어려움도 토로했다.
삼성 역시 올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젊은 선수들이 엔트리에 더 포함돼 있었지만 이들은 특별히 기대치를 채우지 못했고, 최근에는 모두 2군으로 내려가 있다. 여기서 삼성은 힘이 떨어진 주전들의 힘을 메우기 위해 몇 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
부상과 부진으로 전력에서 제외된 주전들을 조기에 복귀시키는 방법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류 감독은 “급할수록 돌아가야 한다”면서 “결국 위기에는 정공법을 택해야 한다는 것이 내가 예전부터 크게 느낀 점”이라며 선수들의 완벽한 회복이라는 원칙을 지키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최근 장원삼의 부진 엔트리 제외와 클로이드의 출산 휴가로 생긴 선발로테이션 공백도 마찬가지다. 기존 선발들의 로테이션을 조절하거나 장원삼의 복귀를 앞당기는 선택은 없다. 예비자원 김기태와 김건한에게 먼저 기회를 주고 충분한 시간을 두고 장원삼을 복귀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백정현을 1군 엔트리서 말소 시킨것도 같은 맥락이다. 결국 시즌을 조금 더 멀리 보겠다는 계획이다.
류 감독은 “장원삼의 경우 현재 볼 끝과 밸런스가 좋지 않다”면서 “몸이 뒤로 누워서 투구를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점을 확실하게 고쳐서 돌아올 것”이라며 복귀의 가이드라인을 밝혔다. 장원삼은 현재 BB아크에서 개인 훈련을 소화하고 있으며 퓨처스리그 경기를 치른 이후 1군으로 돌아올 계획이다.
류 감독은 “본인의 밸런스는 스스로가 가장 잘 안다. BB아크에서 밸런스를 회복하고 퓨처스 경기에 등판해 괜찮다는 판단이 들면 1군으로 올릴 것이고 아니라면 1경기 정도를 더 뛰게 하고 올릴 생각”이라며 “그렇게 된다면 10일이 넘어갈 수 있지만 서두
지난해를 제외하면 통합 4연패 기간 동안 삼성은 꾸준히 슬로스타터였다. 챔피언이기에 받았던 수많은 위기론도 결국에는 결과로 깨뜨렸다. 그 기반에는 류 감독의 ‘뚝심’이 있었다. 너무 일찍 제기 된 삼성의 ‘약화 논란’에 대한 내부의 대응은 다시 정공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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