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여자축구대표팀 간판스타 지소연(24·첼시 LFC)이 2015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은 여러모로 불세출의 남자축구스타 차범근(62)의 1986 멕시코월드컵과 닮은꼴이다.
멕시코월드컵은 1954 스위스월드컵 이후 32년 만이자 한국 역대 2번째 본선이었다. 차범근은 독일프로축구 341경기 110골(분데스리가 308경기 98골) 및 A매치 121경기 55골로 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IFFHS) 선정 ‘20세기의 아시아 선수’에 빛난다.
당시 차범근의 국제적인 명성은 멕시코월드컵대표팀에서 절대적이었다. 비록 한국의 조별리그 4득점 중에 차범근의 골이 있진 않았으나 상대의 집중견제 표적이 되어 꾸준히 수비를 끌고 다니며 동료를 위한 공간을 만들어줬다.
2015 여자월드컵에서 지소연도 차범근과 비슷한 존재감이다. 첼시 입단 첫해에 ‘2014 잉글랜드축구협회(FA) 여자 선수 선정 올해의 선수’와 ‘2014-15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 여자 선수 선정 올해의 선수’를 석권했다. 무료주간지 ‘FIFA 위클리’가 2015년 제15호의 여자월드컵 D-50 월드컵 특집의 주인공으로 선정할 정도로 국제적인 기대를 받았다.
2010 U-17 여자월드컵에서 한국의 FIFA 주관대회 첫 우승을 주도하여 골든볼(MVP)·골든슈(득점왕)를 수상했던 여민지(22·대전 스포츠토토)가 왼쪽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제외되면서 지소연의 비중은 더 커졌다. 2015 여자월드컵에서 지소연은 4-2-3-1 대형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경기 상황과 전술적인 요구에 따라 처진 공격수와 중앙 미드필더를 오르내리고 있다.
지소연은 개인능력으로 언제든 수비 여러 명을 무력화시키고 전진할 수 있는 데다가 ‘FIFA 위클리’가 ‘세계 최고 미드필더’라고 칭할 정도로 경기운영이 탁월하다. 2015 여자월드컵에서 한국을 상대하는 팀은 모두 지소연에 각별한 신경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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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소연(10번)이 스페인과의 2015 여자월드컵 E조 3차전에서 공과 함께 전진하고 있다. 사진(캐나다 오타와)=AFPBBNews=News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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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범근이 2006 독일월드컵 아시아예선 대진 추첨에 임하고 있다. 사진=AFPBBNews=News1 |
한국은 지난 18일 캐나다 오타와 ‘TD 플레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2015 여자월드컵 E조 3차전에서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2번째 참가하는 본선에서 역대 첫 승 및 16강 진출이라는 감격스러운 성과를 거뒀다.
한국은 18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오타와 ‘TD 플레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2015 여자월드컵 E조 3차전에서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2번째 참가하는 본선에서 역대 첫 승 및 16강 진출이라는 감격스러운 성과를 거뒀다.
스페인전에서 지소연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풀타임을 소화했으나 골이나 도움과는 인연이 없었다. 키 패스(슛 직전 패스)가 하나도 없을 정도로 직접적인 기회창출에도 애를 먹었다. 그러나 FIFA는 ‘플레이어 오브 매치’로 선정하며 경기 최고 선수로 평가했다.
지소연의 ‘플레이메이커’ 기질과 돌파를 모두 막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스페인은 드리블은 상대적으로 풀어주는 대신 창조성을 발휘할 기회는 원천봉쇄하고자 했다. 후반 24분 지소연으로 향하는 패스를 백태클까지 불사하며 차단한 것은 스페인이 지소연을 얼마나 경계했는지를 보여준다.
남자대표팀은 멕시코월드컵에서 토너먼트 진출에는 실패했으나 2014 브라질월드컵까지 8회 연속 본선 진출의 초석을 닦았다. 2번째 본선에서 16강에 진출한 것이 앞으로 꾸준한 성적의 바탕이 되도록 이제 막 20대 중반에 접어든 지소연의 꾸준
FIFA 18위 한국은 21일 오전 5시부터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프랑스와 2015 여자월드컵 16강전을 치른다. FIFA 3위 프랑스는 2011 여자월드컵과 2012 런던올림픽에서 잇달아 4위를 한 검증된 강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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