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공항) 이상철 기자] 한국의 7년 만에 우승으로 막을 내린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은 ‘K리거의 힘’을 보여준 무대였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유럽과 중동 지역에서 뛰는 선수들이 모두 빠진 가운데 참가했다. 게다가 대부분 1990년 이후 출생자로 구성됐다. 장기적인 세대교체를 고려해 새 얼굴 발굴에 초점을 맞췄다. 그 점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젊은 선수들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중국, 일본, 북한을 차례로 상대하며 밀리지 않았다. 주도권을 갖고 공세를 퍼붓는 건 꽤나 인상적이었다. 하나의 팀으로 승부하겠다던 한국은 참가국 가운데 가장 완성도를 갖춘 팀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개개인 선수들의 개성과 장점을 잘 발휘했다. 실망감을 안긴 선수는 없다”라고 만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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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틸리케호는 K리거를 중심으로 7년 만에 동아시안컵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의 주역인 이재성(왼쪽부터), 김승대, 이종호. 사진(인천공항)=곽혜미 기자 |
자연스레 해외파와 경쟁에 초점이 맞춰졌다. 한국은 오는 9월 3일과 8일 라오스, 레바논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을 갖는다. 이때는 손흥민(레버쿠젠), 구자철(마인츠),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 지동원(아우크부르크), 남태희(레퀴야) 등 유럽, 중동에서 뛰는 이들이 대거 차출된다.
슈틸리케 감독은 K리거의 동아시안컵 활약으로 선수층이 두꺼워지고 선의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게 됐다며 활짝가 웃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대회가 해외파에게)좋은 자극제가 됐을 것이다. 경쟁한다는 건 긍정적인 신호다. 해외파라고 다 뛸 수는 없다. K리거가 잘 해줘서 매우 만족스럽다”라고 말했다.
해외파와 가장 경쟁이 치열한 포지션은 ‘2선’이다. 이재성, 김승대, 이종호가 이번 대회의 큰 수확이긴 했으나 그들 또한 다시 경쟁 무대에 올라야 한다. 사실상 ‘진짜 경쟁’이 펼쳐지는 셈이다. 긴장은 하지만 하나같이 자신감은 넘친다. ‘K리거의 힘’을 보여주겠다는 포부다.
이재성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잘 했다. 마지막 패스 및 슈팅 등 세밀함은 좀 더 보완해야 한다. 그래도 좋은 경기력을 펼쳤기 때문에 자신감을 얻었다. 해외파가 오면 해봐야 하겠지만 자신은 있다. 다음 대표팀에 와서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A매치 데뷔 무대에서 데뷔 골을 터뜨린 김승대는 주위의 호평과 달리 아쉬움이 가득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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