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전주) 이상철 기자] 180분 경기의 90분이었다. 또 한 번의 90분 경기가 남아있다.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 그러나 같은 90분이어도 중요도는 다르다.
토너먼트의 첫 판은 매우 중요했다.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1차전 승리 팀(알 힐랄, 알 아인, 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은 모두 준결승에 올랐다. 2012년 대회부터 이어지고 있는 전통이다.
때문에 전북은 26일 감바를 이기고 싶었다. 그리고 반드시 이겨야 했다. 첫째 판을 그르치며 둘째 판을 어렵게 했던 기억(16강 베이징 궈안 1-1/1-0)이 오래되지 않았다.
그래서 택한 카드는 ‘당연하게도’ 닥공(닥치고 공격)이었다. 공격 일변도로 나섰다. 무엇보다 활동량에서 감바를 압도했다. 킥오프 휘슬이 울린 뒤 쉴 새 없이 뛰면서 거센 압박으로 감바를 쩔쩔 매게 했다. 하프게임에 가까웠다. 감바의 패스는 계속 끊겼다.
![]() |
↑ 전북 현대는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감바 오사카와 0-0으로 비겼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그러나 공격의 세밀함이 떨어졌다. 전반 중반 이후 전북의 패스는 자주 끊겼다. 감바의 밀집 수비에 측면에서 공격의 활로를 찾고자 했으나 선수들은 잔 실수까지 범했다.
결정적인 장면은 연출했다. 하지만 종이 한 장 같은 그 미세한 차이로 골은 터지지 않았다. 전반 45분 이동국의 헤딩 슈팅이 골포스트를 살짝 벗어난 데 이어 후반 21분에는 루이스, 박원재, 이동국으로 이어진 공격이 무산됐다. 골키퍼마저 없던 빈 골문을 향해 이동국이 몸을 날려 볼에 발을 갖다 댔지만 옆 그물이 출렁거렸다.
녹색 전사는 마지막 힘을 짜냈다. 후반 30분 이후 파상공세를 펼쳤다. 그러나 김형일과 레오나르도의 잇단 슈팅은 골키퍼에 잡히는 등 번번이 감바의 밀집 수비벽에 걸렸다. 후반 34분 감바 수비수 이와시타 게이스케가 이동국의 유니폼의 상의를 잡아끌었지만 주심은 휘슬을 아꼈다. 1골만 터져도 됐지만 고대하던 1골은 90분의 시간으로는 부족했다.
![]() |
↑ 전북 현대는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감바 오사카와 0-0으로 비겼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