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이제 진정 에이스의 모습이 필요한 순간이 왔다. 더스틴 니퍼트의 호투가 절실한 두산 베어스다.
두산은 26일 잠실구장에서 삼성과 정규시즌 경기를 치른다. 시즌 137번째 경기. 1경기 승차로 치열한 3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현재. 매 경기가 중요하지만 특히 올 시즌 약했던 삼성을 넘어서는 것이 절실하다. 최근 3연승의 좋은 흐름에 제동이 걸린 시점. 올 시즌 4승11패로 상대전적에서 절대 열세로 몰려있는 삼성을 만났다. 두산의 선발투수는 전통의 삼성 킬러 니퍼트. 삼성은 우완 에이스 윤성환을 내세웠다. 정말 에이스가 필요한 시점에서 운명의 일전이 잡혔다.
니퍼트는 2011년부터 삼성을 상대로 22경기에 등판해 139이닝 동안 13승2패 평균자책점 2.53을 기록한 자타공인 최고의 삼성킬러다. 지난 4년간 통합우승을 거머쥔 삼성을 상대로 이토록 많은 경기서 이만큼이나 강력했던 투수는 단연 니퍼트밖에 없다.
↑ 더스틴 니퍼트가 그간 매우 강력했던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중요한 일전을 치른다. 사진=MK스포츠 DB |
올 시즌 많은 부상에 시달리며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지 못했다. 나섰던 경기도 불안했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가 단 4회에 그쳤다. 부상을 빼고서라도 올해 니퍼트는 확실히 예전의 압도적인 모습이 아니다.
지난 9일 넥센전서 구원투수로 부상 복귀전을 치른 이후 2경기를 더 불펜으로 경기에 나서다 20일 한화전서 선발투수로 복귀했다. 하지만 5이닝 10피안타 2볼넷 6탈삼진 3실점의 무난한 투구에 그쳤다.
실점은 3점이었지만 10개의 안타를 내준 부분은 불안한 요소. 실제로 올해 니퍼트의 피안타율은 3할1푼4리로 정상범위를 훌쩍 넘어섰다. 이닝당 출루율(whip)도 1.61을 기록하는 등 위험 경고등에 불이 켜진 모습이다. 구위 자체는 크게 떨어지지 않았지만 예전과 비교하면 제구가 안되고 몰리는 실투가 잦다. 깔끔한 경기가 많지 않은 결정적인 이유다.
심지어 올해 삼성전 내용도 예년만 못하다. 3경기서 1패만을 당하며 평균자책점 4.63을 기록했다. 선발로 2번, 구원으로 1번 나섰지만 명성에 어울리는 경기는 하지 못했다.
두산은 이번 사성전이 실리적인 부분과 명예회복의 측면까지 모두 승리가 절실한 경기다. 잔여 경기가 8경기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더 이상 3위 넥센과 승차가 벌어진다면 순위를 뒤집기가 쉽지 않다. 와일드카드까지 치러야 되는 4위는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3위 탈환을 위해서는 반드시 승리가 필요하다.
삼성과의 최종전이라는 점에서도 더욱 간절한 승리다. 올 시즌 두산은 상대전적에서 열세를 기록하고 있는 팀이 삼성과 KIA밖에 없다. KIA는 6승7패로 근소하게 뒤졌지만 삼성에게만 4승11패의 일방적인 열세를 기록했다. 승패마진 ‘-7’이 났다. 단순 가정이지만 삼성전 성적을 제외하거나, 최소한 5할 승률을 거뒀다면 두산
에이스는 많은 부담을 짊어진 존재이기에 단연 에이스로 불린다. 올 시즌 외인 중 가장 많은 몸값을 받고 있는 니퍼트가 진정 에이스의 모습을 보여 줘야 할 순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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