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경기도 광주) 유서근 기자] “그 동안 몇 차례 지킬 수 있었던 첫 우승 상금 전액 기부 약속을 이번엔 꼭 실천하고 싶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기부천사’로 통하는 김해림(26.롯데)은 몇 년 전 공약을 내걸었다. 바로 정규투어 첫 우승을 거두면 상금전액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기부한다는 것.
빠른 실천을 위해 김해림은 지난해 하루에 달걀 30개씩을 먹으며 체중을 불려 비거리를 늘리기도 했다. 하지만 우승은 쉽지만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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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애 첫 우승 상금전액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기부하겠다고 약속을 내걸고 25일 경기도 광주에서 열릴 K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인 KB금융 스타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단독선두로 나서 우승을 노리고 김해림. 사진=(경기도 광주) 천정환 기자 |
그리고 한 달 뒤. K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3라운드까지 2타차 단독선두를 질주하며 약속 실천을 눈앞에 뒀다.
2007년 프로에 데뷔한 김해림은 처음 받은 상금부터 현재까지 상금이 얼마가 됐든 10%를 떼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선뜻 내놓고 있다. 처음에는 몇 만원에 불과했던 것이 쌓이다보니 1억원이 넘어 KLPGA 투어에서 유일하게 ‘아너스 소사이어티(1억원 이상 기부자 클럽)’에 가입했다.
금전적인 기부뿐만 아니다. 장애인과 독거노인 시설을 직접 찾아 허드렛일을 하는 등 선행을 이어가고 있다. 그녀의 남모를 나눔과 기부는 가진 것이 많아서도, 집안이 부유해서도 아니다. 그저 나누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김해림은 “부모님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 어려서부터 부모님과 시설 등을 찾아 봉사활동을 했고 그런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라 생각했다. 지금도 그렇다”면서 “기부는 돈의 액수를 떠나 행위 자체에 큰 의미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큰 뜻이 담긴 약속을 내건 김해림은 마지막 관문을 앞두고 있다. 25일 경기도 광주 남촌골프장에서 열릴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김해림은 2타차 단독 2위(9언더파 204타) 이정민(23.비씨카드)을 넘어서야 한다.
또 한, 미, 일 메이저 동시석권이란 대기록과 내셔널 타이틀을 모두 차지한 전인지(21.하이트진로)가
그 누구보다 나눔은 풍족해서 하는 것이 아닌 그거 내 것을 조금 떼어주는 것. 돈의 효율적인 쓰임새와 가장 큰 가치는 나누는 일이라고 강조하는 김해림의 꿈이 반드시 이뤄지길 기대한다.
[yoo6120@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