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소위 말하는 ‘미친 선수’들이 나오지 않고 있는 삼성 타선이다. 그런데 믿을 선수조차 찾기 쉽지 않다
삼성은 한국시리즈 3차전을 치른 현재 1승2패로 시리즈 열세에 몰려있다. 1차전을 9-8로 승리한 이후, 2연패를 당했는데 2~3차전서 낸 점수가 도합 2점에 불과하다. 2차전서 1-6으로 패한데 이어 3차전마저 1-5로 패했다. 해결사가 없었던 2~3차전이었다.
이번 삼성의 한국시리즈는 다소 다른 흐름 속에서 진행됐다. 지난 2011년 이후 삼성은 한국시리즈 1차전서 빈공에 그쳤다. 2-3-2-2. 2011년부터 4년 동안 1차전서 삼성이 낸 점수다. 그런데 올해 1차전서는 무려 9점을 뽑았다. 지난 2001년 한국시리즈서 두산을 상대로 낸 7점(당시 7-4승리)을 뛰어넘는 한국시리즈 1차전 팀 역대 최다 기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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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연패를 당한 삼성 선수단이 허탈한 표정으로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단기전에서는 ‘미친 선수’로 표현되는 감이 절정에 올라있는 선수들의 활약이 절실하다. 흐름을 탄 선수들이 경기를 리드해주면 쉽게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 그래서 역대 포스트시즌 승리 팀에는 거의 대부분 항상 ‘미친 선수’들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 한국시리즈서 삼성 타선에서는 아직 그런 선수들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지영이 타율 4할로 준수하고 나바로가 타율 2할5푼에 홈런 1방 포함 4타점을 올리고 있지만 시리즈를 쓸어담는 결정적인 활약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 외에 타자들이 대체적으로 부진하다보니 정규시즌 최강의 위용을 자랑했던 삼성 타선의 힘이 약해진 모습이다.
특히 믿는 구석이었던 중심타선의 부진이 뼈아프게 다가오고 있다. 박석민이 타율 2할(10타수 2안타) 1타점, 최형우가 타율 1할5푼4리(13타수 2안타), 채태인이 타율 1할6푼7리(12타수 2안타)로 나란히 침묵하고 있다. 거기에 3차전 선발 라인업에서 빠져 9회 대타로 나오기도 했던 이승엽(타율 2할5푼)까지 역할이 줄었다. 결국 삼성은 한 방이 터져야 하는 순간 힘이 부친 모습이다.
3차전 류중일 삼성 감독은 이승엽을 선발에서 제외하는 몹시 놀라운 결정을 내렸다. 류 감독 스스로도 “감독 부임 후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을 통틀어 아프지 않은 이승엽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한 것은 처음인 것 같다”고 회상했을 정도로 이례적인 선발라인업이었다. 하지만 이 결정도 결국 삼성 타선을 깨우지 못했다. 선발로 출전한 구자욱이 멀티히트로 활기를 불어넣
이래저래 고민이 깊어질 4차전 삼성의 타순이다. 중요한 것은 이대로 타선이 깨어나지 않는 상황이다. 그렇게 된다면 삼성은 애초 약점으로 여겼던 마운드가 아닌 타선의 침묵으로 통합 5연패가 좌절될 수도 있다. 최강의 위용을 자랑했던 삼성 타선이 이제 다시 믿음을 줘야 하는 시기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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