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김원익 기자] 명확한 한계가 보였다. 주축 자원 3명이 빠지니 빈 자리가 너무나 컸다. 그리고 이를 타개하기 위한 기민한 대응 자체가 쉽지 않았다. 통합 4연패와 5연속 정규시즌 우승을 이끈 원동력인 ‘믿음의 야구’는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만큼은 통하지 않았다.
삼성은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패배, 시리즈 전적 1승4패로 통합 5연패에 실패했다. 5연속 정규시즌의 우승의 위업을 달성헀지만 이후 터진 원정도박 스캔들의 충격을 벗어나지 못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으로서는 위기를 타개할 리더십도 보여주지 못한 무기력한 완패였다.
한국시리즈가 열리기 이전 주축 투수 3인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이 원정도박 혐의를 받고 엔트리서 제외되는 초대형 악재가 터졌다. 남은 선수단으로 결전에 나섰지만 이들의 빈 자리를 더욱 크게 느껴야 했다.
특히 믿었던 타선의 부진은 2배의 충격이었다. 올 시즌 특급 활약을 펼친 신인왕 후보 구자욱과 군제대 복귀 선수 배영섭 등이 활약했지만 그걸로는 역부족이었다. 기존 자원들의 부진이 뼈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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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
류 감독 특유의 ‘믿음의 야구’도 단기전서는 결국 결실을 맺지 못했다. 삼성은 1차전 타선 폭발에 힘입어 9점을 뽑고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그런데 이후 2~3차전은 니퍼트와 장원준에게 틀어막혀 단 1득점에 그쳤다. 4차전도 3점을 냈지만 시원한 공격력은 아니었다. 이어 5차전서도 단 1점에 틀어막혔다.
특히 야마이코 나바로-최형우-박석민-이승엽의 중심타선은 끝내 시원하게 터지지 않았다. 산발적으로 터졌거나 적시타를 때리지 못하고 부진했다. 결국 이들이 끝내 살아나지 못하면서 삼성은 공격에서 활로를 찾지 못했다.
이에 반해 류 감독의 라인업 선택은 큰 변화가 없었다. 1-2차전 동일한 선발 라인업을 썼다. 3차전 이승엽을 제외하고 구자욱을 선발로 내세우는 이례적인 결정을 했지만 타순은 박한이가 7번으로 이동하는 것 외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4차전서도 박해민 대신 배영섭을 쓰고, 채태인을 제외하고 이승엽이 복귀하는 것 외에는 파격적인 시도는 없었다.
이어 5차전도 4차전과 동일한 라인업을 들고 나오면서 선수들의 각성을 기대했지만 끝내 반전은 없었다. 오히려 선발과 구원투수가 조기에 무너지자 무기력한 모습으로 일관했다.
투수들의 교체 타이밍도 한 타이밍씩 느렸거나 특정선수만을 고집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차전 박근홍을 늦게 내려 어려움을 자초한 상황, 3차전 심창민 카드를 계속 밀어붙이다 추가 실점을 하고 승기를 내준 장면, 4차전 4회 실점을 하며 한계를 보인 피가로를 5회도 다시 기용해 연속 안타를 맞은 이후 늦은 교체로 결국 결승점을 허용한 것 등이 대표적인 ‘실패 사례’다. 투수 기용과 운용은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고유 권한이며, 결과론이
선수층은 단순히 3명 공백 그 이상으로 더 얇은 위태로운 단면을 노출했고, 믿음은 실패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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