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만, 타이베이) 김원익 기자] 김광현(27·SK)의 67구는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의 운명을 바꿔놓을 숫자가 될 수 있을까.
김광현은 지난 8일 일본 삿포로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2015 WBSC 프리미어 12(이하 프리미어 12)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2⅔이닝 5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고 교체됐다. 투구수는 67개였다.
김광현을 내고도 진 것은 아쉬움이 남는 결과지만 일찍 교체된 것이 차라리 잘 된 일일 수도 있다. 경우에 따라 김광현은 대표팀의 8강 진출 여부가 갈릴 오는 14일 멕시코전이나 15일 미국전에 충분한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 등판할 수 있게 됐다.
일본과의 경기서 김광현의 초반 투구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최고구속 148km의 강속구에는 힘이 있었고 특유의 슬라이더가 빛을 발했다. 베이스 맞아 적시타로 연결된 상황이나 야수들의 아쉬운 수비 실수가 없었다면 더 긴 이닝을 소화할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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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日 삿포로)=천정환 기자 |
핵심은 결국 속구 구위와 제구를 잡는 것에 있다. 경기 종료 후 김인식 감독은 김광현의 투구에 대해 “2회 선두타자 스트라이크 낫아웃의 경우는 포수가 잡을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더 밑으로 연결되면서 뒤로 빠졌다”며 “어떻게 보면 김광현의 운이 없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적시타를 맞은 상황도 잘 맞은 타구는 아니었는데 베이스에 맞고 튀면서 실점이 된 장면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볼이 괜찮았는데 60개 정도 가니까 구위가 확 떨어졌다. 오늘 나름대로 좋은 투구를 했는데 운이 안따랐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평했다.
이날이 SK가 포스트시즌에서 탈락한 이후 약 한달만에 김광현이 실전을 치른 것을 감안하면 다음 등판 땐 반전을 보여줄 가능성은 충분하다. ‘온전한’ 김광현은 속구와 슬라이더만으로도 쉽게 공략할 수 없는 투수다. 김광현이 정규시즌과 같은 제 컨디션을 찾았을 때라는 가정에는, 더 많은 희망을 걸 수 있다.
이번 대회는 각 조 6개 팀이 예선라운드 5경기를 치러 조 4위까지 8강에 진출한다. 8강 상대는 A조 4위가 B조 1위, 3위가 B조 2위
결국 설욕을 위한 충분한 능력과 여력이 있는 김광현에게 대표팀의 운명이 결정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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