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안준철 기자] “아직까지 뭔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포철고를 청룡기 4강으로 이끈 김영직 감독은 쑥스럽게 웃었다.
포철고는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제70회 청룡기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8강전 경북고와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하고 4강에 진출했다.
예상 밖의 결과였다. 객관적으로 올해 봉황대기 우승, 전국체전 준우승을 거둔 경북고의 전력이 앞선다는 평가였다. 더구나 포철고는 이번 대회 19명으로 선수단을 꾸렸다. 23개 참가팀 중 가장 적은 인원의 선수단. 김 감독은 “투수는 2명 뿐이다”라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 1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제70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 8강전 경북고와 포항제철고 경기, 6회초 2사에서 포철고 김영직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와 선발 장문석에서 이창율로 투수교체를 하고 있다. 사진(고척)=김영구 기자
이날 선발로 나선 장문석이 5⅔이닝 무실점, 2일 전 세광고와의 1회전에서 9이닝 완봉승을 거둔 이창율이 3⅓이닝 무실점으로 경북고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김 감독은 “장문석은 훈련을 하다가 손목이 골절돼 깁스를 풀은 지 이제 한 달 된 선수”라며 “투구수 50개를 한계치로 잡았는데 워낙 잘 던져 6회까지 끌고 갔다. 창율이는 완봉승을 거두고도 하루 쉬고 잘 던졌다”며 제자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이들과 배터리를 꾸리며 안정적인 리드를 펼친 포수 김정호를 가리키며 “정호의 리드없이는 나올 수 없는 결과였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포철고 감독으로 부임한지 이제 2주 밖에 되지 않았다. LG 2군 감
독, 수석코치 등을 역임하며 줄곧 프로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던 그는 “아직 고등학교 선수들을 파악하느라 정신없다. 그래도 기본기가 우선이라고 지도하고 강조한다”고 말했다. 4강에 이어 결승진출까지 노리냐는 질문에는 “당장 내일 모레 4강에 투수를 어떻게 낼지 고민이 된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jcan1231@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