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한국, 일본 울린 설욕전…기적의 ‘역전 결승행’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한국 야구의 저력은 역시 강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었다. 한국 야구대표팀이 기적의 역전승을 거뒀다. 상대는 숙적 일본이었고, 태극기를 펄럭인 곳은 일본의 심장 도쿄돔이었다.
한국이 일본에 완벽한 설욕전을 펼쳤다. 한국은 0-3으로 뒤진 9회 극적인 대역전 드라마를 완성하며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4강전에서 일본에 4-3으로 대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오오타니 쇼헤이에게는 졌으나 일본을 상대로는 이겼다. 결정적 한 방은 4번 타자 이대호의 짜릿한 역전 2타점 결승타였다.

↑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2015 WBSC 프리미어12" 한국과 일본의 준결승전이 벌어졌다. 9회초 무사 만루에서 이대호가 일본 바뀐투수 마쓰이를 상대로 4-3을 만드는 역전 2타점 적시타를 치고 출루한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日 도쿄)=김영구 기자

한국은 이번 대회 개막전 0-5 영봉패 수모 이후 일본을 울리는 역전승을 거두며 결승전에 안착했다. 한국은 강력한 우승후보인 일본을 꺾으며 초대 우승을 위한 마지막 한 걸음만 남겨뒀다.
한국은 일본전 설욕을 위해 독을 품고 나섰다. 개최국 일본의 텃세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일본에 유리한 일정에 한국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은 실패했다. 또 일본 안방에서 벌어진 4강전 내내 주심의 스트라이크존 판정도 납득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한국은 이런 악조건을 모두 이겨냈다.
한국은 이대은이 선발 등판해 역투했으나 4회를 넘기지 못했다. 이대은은 3⅓이닝 3피안타 3볼넷 2탈삼진 3실점(1자책)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이대은은 3회까지는 잘 버텼으나 4회 들어 제구가 흔들렸다.
이대은은 4회말 1사 1루서 나카무라 아키라에 안타를 맞고서 처음으로 주자를 3루로 내보낸 뒤 히라타 료스케에게 적시타를 맞아 첫 실점을 했다. 이어 시마 모로히로의 내야 땅볼을 유격수 김재호가 2루로 악송구를 하면서 결정적 실책이 실점으로 이어졌다. 투구수 95개를 기록한 이대은은 0-2로 뒤진 가운데 마운드를 내려갔다. 바뀐 투수 차우찬이 사카모토에게 희생플라이로 추가 실점하면서 0-3으로 밀렸다.
더 심각한 것은 한국의 타선이었다. 한국은 또 오오타니에게 철저하게 당했다. 6회까지 한국 타선은 단 하나의 안타도 기록하지 못했다. 오오타니에게 노히트 수모를 겪으며 찬스조차 잡지 못했다. 오오타니의 강속구는 물론 포크볼에도 여전히 속수무책이었다. 한국은 7회초 정근우가 오오타니를 상대로 중전안타를 때려 겨우 노히트 망신을 면했다. 하지만 후속타 불발로 득점까지 이어지진 못했다.
오오타니는 7이닝 동안 85개의 효율적 피칭을 하면서 1피안타 11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투를 펼쳤다. 볼넷은 없었고 이대호를 상대로 몸에 맞는 볼 하나만 기록했다. 개막전 6이닝 10탈삼진 무실점에 이은 무서운 한국 킬러였다.
한국은 오오타니가 마운드를 내려간 뒤 8회도 삼자범퇴로 물러났다. 이대로 영봉패 망신을 당하는 듯했다. 하지만 한국의 저력은 역시 무서웠다. 강했다.
침묵하던 한국 타선은 0-3인 9회초 선두타자 오재원이 좌전안타로 기회를 만들었다. 그 뒤에 손아섭이 중전안타로 1, 2루 찬스를 이었고, 정근우가 3루 베이스를 스치는 좌익선상 적시 2루타로 귀중한 첫 득점을 뽑았다.
계속된 무사 2, 3루 찬스. 안타 하나면 동점도 가능했다. 이용규는 노리모토와 승부서 1B2S 이후 몸에 맞는 볼로 만루를 만들었다. 노리모토의 역할은 여기까지였다. 일본은 무사 만루 위기서 마쓰이 유키를 마운드에 올렸다.
그러나 한국은 중심타선이 기다리고 있었다. 마쓰이는 김현수와 정면승부를 하지 못했다. 결국 밀어내기 볼넷. 2-3으로 1점차 추격한 가운데 무사 만루 찬스는 그대로 이어졌다. 다음은 4번 타자 이대호. 일본은 마스이 히로토시로 교체해 승부수를 던졌다.
이대호는 역시 이대호였다. 결정적일 때 한 방이면 충분했다. 이대호는 2B1S 이후 4구째를 잡아당겨 좌측 외야에 뚝 떨어지는 역전 2타점 적시타를 때렸다. 한국은 순식간에 4-3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천금같은 한 방이었다.
박병호는 아쉬웠다. 잘 맞은 타구가 유격수 라인드라이브 아웃이 됐고, 민병헌의 좌전안타로 만들어진 1사 만루 찬스에서도 황재균과 오재원의 타구가 모두 플라이에 그쳐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9회초에만 대량 4점을 뽑아 일본을 침묵시켰다.
한국의 불펜은 일본 타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