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여자프로농구 서동철(47) 청주 KB스타즈 감독이 잠시 지휘봉을 내려놨다. 서 감독이 다시 자리를 비운 이유는 팀을 위해서였다. 서 감독은 ‘리더’라는 이름으로 어려운 결정을 스스로 내렸다.
서 감독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둔 여름, 십이지장 부위에 발견된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다. 이후 팀을 떠나 건강 회복에만 전념했다. 시즌 개막 후에도 서 감독은 지휘봉을 잡지 못하고 빈자리는 박재헌 수석코치가 대신했다. 완전히 건강이 회복되지 않은 서 감독은 주위의 만류에도 지난 6일 춘천 우리은행전부터 벤치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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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2015-16 여자프로농구 인천 신한은행과 KB스타즈 경기에서 서동철 KB스타즈 감독이 엄지손가락을 지켜 세우면서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하지만 결국 스스로 다시 휴식을 결정했다. 서 감독은 지난 20일 용인 삼성생명전부터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대신 자택에서 체력 보충을 위한 휴식을 갖고 있다.
박재헌 수석코치는 “감독님께서 2경기를 해보고 체력적으로 부족하다고 느끼셨다. 내가 봐도 4쿼터가 되면 감독님 얼굴이 하얗게 되시면서 휘청거리실 정도였다. 열정과 책임감으로 나오셨는데…”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
서 감독이 휴식을 자청한 진짜 이유는 팀을 위해서였다. 오히려 벤치를 지키고 있는 자신이 민폐가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 KB스타즈 구단 관계자는 “자존심이 무척 강하신 분인데 팀을 위해 결국 결정을 하신 것 같다. 감독이 선수단을 챙겨야 하는데, 선수단에서는 물론 구단과 식당 아주머니까지 감독 걱정을 하는 모습을 보고 지금은 팀을 떠나 몸을 추스르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하신 것 같다”고 밝혔다.
서 감독은 올스타전까지 휴식을 가지며 재충전의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서 감독은 휴식기에도 틈틈이 천안 KB연수원에 있는 체육관을 들려 선수들을
서 감독은 박 수석코치에게 “올스타전까지 내가 없더라도 잘해줬으면 좋겠다. 그 이후에도 서둘러 복귀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당부의 말을 남겼다. KB스타즈는 이날 서 감독의 공석에도 삼성생명과 2차 연장 승부 끝에 80-77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KB스타즈는 단독 4위에 올라섰다.
[mi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