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오키나와) 황석조 기자] 신사 같은 이미지로 잘 알려진 넥센 염경엽(47) 감독. 그런 그가 LG와의 경기 후 목소리 톤이 높아졌다. 선수들의 실력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일까. 경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아서일까. 둘 다 아니었다. 염 감독은 ‘오늘을 위해’ 경기하는 선수들이 너무도 안타까웠다.
한창 오키나와서 실전 담금질을 펼치고 있는 넥센. 아쉽게도 24일 이시가와 구장에서 펼쳐진 LG와의 경기는 10-14로 패했다. 시작 전부터 날씨 등 외부적인 조건이 좋지 않았으며 또 여러 선수들의 점검이 더 중요했기에 단순결과만 놓고 평가하기에는 어려운 경기였다.
↑ 염경엽 넥센 감독이 당장의 성적에 집중하는 선수들에게 큰 안목을 기를 것을 주문했다. 사진=MK스포츠 DB |
하지만 염경엽 감독은 손사래를 쳤다. 경기결과나 플레이 중 벌어진 실수에 대한 부분을 언급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문제는 풀어나가는 과정. 염 감독의 머릿속에는 시즌이 아닌 오늘을 위해 경기하는 선수들에 대한 아쉬움이 가득했다.
“선수들이 결과를 보여주려고 하고 있다. 그런데 그것은 잘못됐다. 지금은 그런 시기가 아니다”고 말문을 연 염 감독은 당장의 눈도장을 받기 위해 자신에게 맞는 플레이를 하지 못하는 선수들을 향해 강한 메시지를 남겼다. 염 감독은 “과정을 잘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맞는 타이밍 등을 설정해야 한다. 오늘만 야구를 하는 것이 아니라 10년 이상의 꾸준한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 아니겠느냐”고 말하며 선수들의 조급함을 걱정했다.
↑ 이날 염경엽 감독은 결과가 아닌 과정을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사진(日 오키나와)=정일구 기자 |
이날 첫 실전경기를 경험한 외인투수 코엘로는 부진했다. 첫 실전이기에 몸이 덜 풀린 상태임을 감안해야겠지만 그래도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부족했던 것이 사실. 그렇지만 염 감독은 “잘 (얻어) 맞았다. 본인이 느끼는 바가 많았을 것이다. 지켜보면 충분히 제몫을 해낼 선수”라며 믿음을 드러냈다.
염 감독은 외인선수 혹은 베테랑들에게는 다른 잣대가 있는 것일까. 하지만 다음 대목에서 의문은 해소됐다. “지금은 훈련하고 연습경기하는 시기다. 연습경기서 잘하는 것보다 정규시즌을 목표로 준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젊은 선수들이 야구와 훈련에 대해 보다 넓은 가치관을 가지길 소망했다.
염 감독은 연습경기 때 얻어맞고 그 과정 속에서 무엇인가를 깨닫고 발전하는 것이 야구를 더 잘하고 감독 눈을 사로잡을 선수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어린 선수들이 많아지고 올 시즌 대외환경이 많이 변할 예정인 넥센. 감독의 마음은 선수들이 승리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있음을 빨리 깨달아주길 바라는 눈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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