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지난 2015년 KBO리그는 ‘테임즈(NC)의 해’였다. 그는 타격 전 부문 톱5에 올라 역대 세 번째 외국인선수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았다.
역대급 발자취였다. 전인미답의 40홈런-40도루와 2번의 사이클링히트를 달성했다. 테임즈는 타율, 득점, 출루율, 장타율 등 4개의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그리고 MVP와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했다.
2년 연속 50홈런과 타점 신기록을 세웠던 박병호 정도가 테임즈와 최고 타자 자리를 놓고 다퉜다. 박병호도 대단했지만, 테임즈는 더 대단했다. 그러나 4년 연속 홈런왕 및 타점왕에 올랐던 박병호는 더 이상 KBO리그에 없다.
‘절대지존’ 테임즈다. 시범경기에서 부진(타율 1할5푼8리)했다고 하나, 그 누구도 우려하지 않는다. 정규시즌이 개막하면, 보란 듯이 달라질 테니까.
테임즈는 올해도 유력한 타격왕 후보이며, 새로운 홈런왕 후보다. 지난해 홈런 3위-타점 2위. 박병호는 물론 나바로도 없다. 나아가 테임즈는 싹쓸이까지 꿈꾸고 있다.
![]() |
↑ 2015년은 테임즈의 해였다. 박병호가 떠난 가운데 테임즈를 넘을 선수가 있을까. 사진=MK스포츠 DB |
박병호가 없는 가운데 테임즈 아성을 넘을 자가 있을까. ‘테임즈는 올해도 잘 할 것이다’라는 게 전반적인 야구계의 목소리다. 자신과의 싸움이다.
다만 얼마나 압도적일 것인가에 대해서는 다소 의견이 엇갈린다. 워낙 대단했고 엄청났던 테임즈의 지난해 기록이었다. 이 같은 페이스를 2년 연속 이어갈 수 있을 지에 대한 물음표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테임즈에 대한 견제가 더 심해질 것”이라고 했다. ‘3번’ 나성범과 ‘5번’ 박석민의 역할이 더 커진 셈이다.
늘 그렇듯 경쟁자는 있을 터. 타격 부문은 유한준(kt), 구자욱(삼성), 서건창(넥센) 등이 테임즈와 경쟁하며, 홈런 및 타점 부문도 라이온즈파크라는 새 집에 간 최형우(삼성)가 있다. 야구 전문가들은 최형우를 비롯해 삼성 선수들이 타자 친화적인 라이온즈파크의 효과를 누릴 것으로 내다봤다.
부문별 외국인선수끼리의 경쟁도 불꽃을 튈 수 있다. 히메네스(LG)와 마르테(LG), 아두치(롯데)는 시범경기에서 맹타를 휘둘렀다. 발디리스(삼성), 에반스(두산), 대니돈(넥센), 로사리오(한화) 등 새 외국인선수도 ‘꽤 괜찮은’ 첫 선을 보였다.
그러나 테임즈의 아성은 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이종열 SBS 해설위원은 “견제가 있겠지만 지난해에도 테임즈는 심한 견제를 받았다. 그럼에도 잘 했고, 올해도 잘 할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테임즈는 지난해 4사구만 127개(볼넷 103개-고의4구 11개-사구 13개)로 이 부문 1위였다.
테임즈의 실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또한, 다방면에 능하다. 타격은 정교하면서 파괴력이 넘친다. 베이스러닝 센스도 뛰어나다. 무엇보다 1986년생인 테임즈는 30세로 가장 꽃 피울 시기다. 박병호가 해마다 자신의 기록을 갈아치웠듯, 테임즈도 1년 사이 놀라운 퍼포먼스를 펼쳤다. 17경기를 더 뛰었다고 하나 안타(152→180), 홈런(37→47), 타점(121→140), 볼넷(58→103), 사구(7→13) 등 모든 면에서 크게 증가했다.
늘 최선을 다하는 테임즈는 KBO리그에서 세 번째 시즌을 위해 겨우내 힘을 더욱 길렀다. 딱 봐도 그의 체형은 더욱 단단해졌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