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하나씩만 쳐라.” 스승의 협박(?) 섞인 당부에도 제자는 넘치는 힘을 주체하지 못했다. ‘청개구리’인 것일까.
12일 잠실 삼성-LG전 시작까지 1시간 남겨둔 가운데 류중일 삼성 감독이 목소리를 크게 높였다. 인사를 하러 3루측 더그아웃을 찾은 LG 손주인을 향한 한마디였다.
안타 1개만 치라고 주문했더니 4배나 많이 생산했다. LG 이적 후 첫 4안타 경기였다. 그는 LG의 기록적인 대승(16-2)을 이끌었다.
손주인은 삼성, 그리고 류 감독과 오랜 인연이다. 광주진흥고를 졸업하고 삼성에 입단한 손주인을 가르쳤던 게 류 감독(당시 수비코치)이었다. 류 감독은 “수비 훈련을 정말 많이 시켰다”라고 회상했다.
↑ LG의 손주인은 12일 잠실 삼성전에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시즌 첫 삼성과 3연전에서 모두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
그런데 삼성만 만나면 눈을 더 크게 떴다. 지난 11일까지 삼성전 2경기 타율이 0.750(8타수 6안타)에 이르렀다. 친정만 만나면 비수를 꽂으니, 애정 가득한 류 감독이 농담 섞인 성토를 할만 했다.
그런데 손주인의 친정 비수 꽂기는 3일 연속 계속됐다. 12일 경기는 사자가 한 발 앞서가면, 쌍둥이가 그 한 발을 따라 잡는 양상이었다. LG의 반격은 손주인부터 시작됐다.
0-1로 뒤진 3회 외야 좌중간으로 타구를 날려 3루타(시즌 1호)를 친 그는 박용택의 적시타로 동점 득점을 올렸다. 1-2로 뒤진 5회에도 중전안타로 출루하더니 정성훈의 유격수 땅볼 때 홈을 밟았다. 손주인은 적어도 5회까지 삼성이 살얼음판을 걷도록 만들면서 LG에게 역전의 희망을 키워준 장본인이었다.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지만, 손주인의 시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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