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이상철 기자] 라이온즈파크에서 가졌던 삼성과 첫 3연전은 혈투였다. 매 경기 1점차의 승부. 연장도 2번이었다. 그런데 승자는 똑같았다. 한화가 싹쓸이를 하며 시즌 20승을 거뒀다. 김성근 감독은 “3연전을 모두 1점 차로 이긴 건 큰 의미가 있다. 팀이 하나가 되어가고 있다”라며 흡족해했다.
한화가 5일 또 뒤집었다. 2회 3실점을 하며 어려울 것 같은 승부였다. 그러나 한화는 5회 3점차를 따라잡더니 다시 뒤처진 8회 재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연장 10회 김태균의 2타점 결승타로 6-5의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한화의 역전승에는 두 투수의 역할이 컸다. 하루 휴식을 취한 권혁과 정우람이었다. 59개의 공을 던진 정우람은 승리를 지켜냈다. 그러나 정우람이 등장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한 건 권혁이었다. 한화가 역전승의 희망을 품게 해준 사나이였다. 정우람은 권혁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저 분(권혁)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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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혁은 5일 대구 삼성전에서 5회 구원 등판해 3이닝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한화의 역전승 발판을 마련했다. 사진=MK스포츠 DB |
권혁은 “최근 타자들의 뒷심이 좋다. 위기 상황에 마운드를 올랐으나 내가 최소 실점으로 막으면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도 자신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5회 상황에 대해 “1점도 안 주겠다고 마음먹으면 오히려 더 안 되더라. 노아웃이었고 상대도 중심타선이었다”라며 “편하게 1점을 허용하더라도 땅볼을 유도해 아웃카운트를 늘려가려 했다”라고 말했다. 그의 계산대로 위기를 탈출한 셈이다.
권혁의 인상적인 호투는 계속됐다. 6회, 7회까지 마운드를 책임졌다. 피안타는 제로. 볼넷만 1개 내줬다. 투구수는 35개(스트라이크 22개-볼 13개). 그가 7회까지 버티니 타선도 응답했다. 8회 4-4 동점을 만든 것. 자기 역할을 다한 권혁은 정우람에게 공을 넘겼다.
권혁은 지난 4일 경기에 결장했다. 휴식이었다. 김 감독은 권혁, 정우람을 아끼고 싶었다고 했다. 5일 경기를 대비하기 위함이다. 그만큼 권혁으로선 책임감이 컸다. 권혁은 “하루 휴식을 취한 효과가 있는 것 같다”라며 “팀이 승리하는데 내가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때문에 책임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오늘도 그랬다”라고 이야기했다.
권혁은 최근 놀라운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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