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유럽축구연맹선수권대회(유로)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이 8일 본선 출정식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7위 조지아에 0-1로 덜미를 잡혔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경기 종료 후 패장 인터뷰에 응한 비센테 델보스케(66) 스페인 감독은 “유로 2016 본선을 앞두고 우리는 자신감이 더 필요했다. 선수단에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고자 했다”고 조지아전에 임한 이유를 솔직하게 말했다. 출정식이기에 승리할만한 상대를 섭외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매우 실망스럽다”고 인정한 델보스케 감독은 “경기내용이 마냥 나쁘지는 않았다”면서도 “그러나 공격의 정확성이 부족했다. 매우 잘 조직된 조지아 수비를 무너뜨리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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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델보스케 스페인 감독이 조지아와의 홈 평가전 시작을 기다리며 피치를 주시하고 있다. 사진(스페인 헤타페)=AFPBBNews=News1 |
스페인 스포츠일간지 ‘아스’는 “조지아전에서 스페인의 점유율은 72%에 달했다. 스페인 활동영역을 분석하면 상대진영 쪽 경기장 1/3 구역이 43%나 차지했다”면서 “다비드 데헤아(26·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골키퍼가 지킨 문전 부근은 10% 미만이었다”고 보도했다. 일방적인 경기를 했음에도 졌다는 뉘앙스다.
그러나 상대보다 훨씬 더 공을 많이 가지고 있었음에도 스페인의 조지아전 유효슈팅은 4차례가 전부였다. 득점시도의 결정력을 논하기에 앞서 정작 양질의 득점기회 자체가 충분하지 않았다.
스페인 중원의 공 간수능력과 상대 압박 무력화는 세계 최정상급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러한 압도적인 기술 및 조직력의 우위로 승패가 결정되진 않는다. 페널티박스로 공을 투입해야 슛으로 골을 노릴 수 있다.
델보스케 감독도 “조지아처럼 수비진이 뒤로 물러나 배후의 공백을 없애면 근거리에 스페인 선수가 너무 많이 몰려있을 때가 있다”고 지적했다. 상대 진영에서 밀집하여 연계로 공 소유를 이어가다 보니 스페인 입장에서도 좁고 비효율적인 공간활용이 된다.
“골을 넣지 못했으니 결과는 타당하다.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패배를 인정한 델보스케 감독은 “하지만 지극히 이례적인 결과인 것도 사실”이라면서 “비록 패했으나 유로 2016을 향한 선수단의 열정이 손상되진 않았다. 그 어떤 상대도 두렵지 않다”고 강조했다.
스페인은 20인 명단에 A매치 미경험자 11명을 집어넣고도 5월30일 FIFA 20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의 중립지역 친선전을 3-1로 이겼다. 지난 1일 세계 50위 한국에는 6-1 대승
하지만 소위 ‘말리는 경기’에서 점유율은 높아만 가나 정작 결정적인 슛을 하는 데에는 애를 먹는 사례가 스페인에 드물진 않다. ‘정확도’보다는 ‘효율성’이 유로 3연패에 도전하는 스페인의 과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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