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골든글러브와 20(홈런)-20(도루). 김하성(넥센 히어로즈)이 올해 이루고 싶은 개인 목표 2가지다. 1년 전 신인왕과 골든글러브를 놓쳤던 아쉬움이 컸다. 20-20에도 홈런 1개가 모자랐다. 그래서 겨우내 구슬땀을 흘렸다. 야구를 더 잘하겠다며.
김하성은 지난 19일 청주 한화전 수훈선수로 꼽힌 뒤 가진 인터뷰에서 “올해 20-20을 반드시 달성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시즌 전부터 여러 경로를 통해 20-20에 대한 각오를 내비치기도 했다. 그에겐 꼭 이루고 싶은 기록이다.
김하성은 25일 현재 70경기에 출전해 14홈런 12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74경기를 남겨놓고 있어 산술적으로 28홈런 24도루가 가능하다. 순탄하다. 지난해 6월까지 페이스는 13홈런 11도루. 7월에는 홈런과 도루를 1개씩만 추가했다. 지난해와 비슷하면서도 한결 안정됐다는 게 주변 평가다.
부상은 자칫 걸림돌이 될 뻔도 했다. 지난 24일 잠실 LG전에서 1회말 후 왼 햄스트링 통증으로 교체된 것. 그러나 부상 정도가 심하지 않다고. 염경엽 감독의 휴식 권고에도 “괜찮다”며 25일 경기에 뛰었다. ‘튼튼한’ 김하성은 3안타를 몰아치며 역전승에 기여했다.
![]() |
↑ 김하성은 25일 현재 타율 0.316 14홈런 12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김하성은 지난 19일 한화전에서 도루를 기록했다. 지난 5월 24일 고척 한화전 이후 26일 만에 도루가 10개에서 11개로 늘었다. 그 사이 도루 실패만 3번. 김하성의 도루성공률은 57.1%(21번 시도해 12번 성공)다. 지난해(84.6%)와 비교해 낮아졌다.
하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도루는 (마음만 먹으면 20개까지)충분히 늘릴 수 있기에. 김하성은 도루 시도 횟수부터 줄었다. ‘그린 라이트’를 부여받았지만 몸 관리 차원이기도 했다. 염 감독은 “(전 경기를 뛰고 있어)체력 안배도 해야 한다. 경기의 포인트가 아닌 가운데 무의미한 도루는 지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자제하던 김하성은 19일 이후 다시 뛰기 시작했다. 3경기 연속 도루를 시도해 2번 베이스를 훔쳤다.
김하성에겐 도루 20개보다 홈런 20개가 더 어렵다. 하지만 2016년의 김하성에게 아주 어려운 미션도 아니다. 김하성은 지난해 홈런 19개를 쳤다. 20홈런에 1개가 모자랐다. 목동구장에서 고척돔으로 홈구장이 바뀌었지만, 그의 홈런 생산 능력은 변함이 없다. 14개 중 8개를 고척돔에서 때렸다. 고척돔 최다 홈런 사나이다.
염 감독은 김하성의 홈런 비결에 대해 ‘남들보다 앞에 있는’ 배팅 포인트를 들었다. 거기에 스윙이 빠르고 손목 힘이 좋다고 덧붙였다. 심재학 타격코치도 “김하성이 타격 시 몸통 회전을 쓸 줄 안다. 중심이동이 좋아지면서 타구의 비거리가 늘었다”라고 말했다. 김하성도 “현재로선 홈런 20개는 충분히 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하성은 ‘현재 기록’을 의식하지 않는다. 홈런, 도루를 생각하지 않고 타격에 집중하고 있다. 사실 그가 진정 원하는 목표는 20-20보다 3할 타율일지 모른다. 20-20의 근간은 좋은 타격감이다.
심 코치는 “지난해 막바지 홈런 욕심을 내다가 타율이 떨어졌다.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타율을 3할 안정권에 두고 홈런을 늘리는 게 좋다. 타율 3할을 유지하면 자연스럽게 홈런도 따라올 것이다”라고 전했다.
그 점에서 김하성은 바르게 길을 걸어가고 있다. 그가 바라보는 건 3할이 아니다. 3할2푼, 나아가 3할4푼이다. 스스로 풀어지지 않기 위해 목표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지난 25일 3안타를 때린 김하성은 시즌 타율을 0.316으로 끌어올렸다. 올해 가장 높은 타율이다. 지난 5월 4일 삼성전(0.3
김하성은 현재 ‘자신만의 타격’을 하고 있다. 그의 스윙에는 자신감이 넘친다. 심 코치는 “(김)하성이가 (자신만의)배팅 밸런스를 찾았다. 이제는 투수 유형에 따라 변화를 주고 응용까지 한다. 자기만의 폼으로 만들어가고 있다”라며 흡족해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