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윤진만 기자] 누구도 예상 못한 대이변이다.
상대는 2년 4개월 넘게 이기지 못한 천적 FC서울. 인천유나이티드는 7월20일 이후 7경기(2무 5패)째 이기지 못했다. 구단 프런트와 갈등, 성적 부진에 따라 김도훈 전 감독도 시즌 중 경질되는 등 악재가 산적했다. 29라운드 현재 12개 구단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A매치 주간에 반전을 준비했다. 지휘봉을 넘겨받은 이기형 감독대행은 조병국 김태수 등 고참과 미팅을 통해 생각을 공유했다. 문제점으로 지적된 전술, 전략을 수정 보완했다. 이기형 대행은 “생각보다 빠르게 선수들과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10일 경기 전 말했다.
![]() |
↑ 인천 조병국 선제골.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이기형 대행은 기존 3백을 접고 4백을 펼쳤다. 발 빠른 김용환과 진성욱을 양 측면 공격수로 세웠다. 공격 패턴은 단순했다. 공격형 미드필더를 거치지 않고 한 번의 패스로 상대 뒷공간, 옆 공간을 노렸다. 주효했다. 인천의 스피드에 서울 수비진은 흔들렸다.
서울이 더 많은 점유율을 가져갔지만, 찬스 생성은 인천 쪽이 많았다. 계속해서 슈팅으로 골문을 두드리던 인천은 전반 30분 급기야 선제골을 낚았다. 박스 안 왼쪽 지점에서 진성욱이 문전으로 밀어준 공을 베테랑 조병국이 밀어 넣었다.
선제골의 여파는 예상보다 컸다. K리그에서 패스웍이 가장 좋은 것으로 평가받는 서울의 패스 정확도가 현저히 낮아졌다. 엉뚱한 곳으로 가는 패스가 많았다. 인천은 수비 숫자를 늘렸다. 의도했다기 보단 서울의 맹공에 자연스럽게 뒤로 물러났다.
후반 조병국 박종진등 수비진들이 하나둘 부상으로 쓰러졌다. 전반 지나치게 많이 뛴 탓인지 선수들은 후반 막바지로 갈수록 다리 경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도 남은 선수들은 사력을 다해 서울 공격을 막아냈다. 후반 42분 윤일록의 결정적인 슈팅은 골키퍼 조수혁
30분 골을 만든 인천은 남은 한 시간을 꿋꿋이 버텼고, 모처럼 승점 3점을 가져갔다. 이기형 대행과 선수들은 쫄깃한 반전 드라마를 썼다. 이제 강등권에 함께 머문 팀들이 긴장해야 하는 상황이 올 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이날 보여줬다.
[yoonjinman@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