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2016년의 마지막 행사였던 윈터미팅에서는 의미 있는 사건이 벌어졌다.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 원로 위원회 투표 결과 버드 셀리그 전 메이저리그 커미셔너, 존 슈어홀츠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사장이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것.
1988년부터 지금까지를 대표하는 ’오늘날 경기’ 시대를 대상으로 진행된 투표에서 슈어홀츠는 만장일치, 셀리그는 16명 중 15명의 동의를 얻었다.
셀리그는 1992년 커미셔너 직무 대행을 시작으로 2015시즌을 끝으로 물러날 때까지 오랜 기간 메이저리그를 이끌었다.
![]() |
↑ 셀리그는 노사 파업부터 약물의 시대와 그 이후를 걸친 오랜 시간 커미셔너를 맡아왔다. 사진=ⓒAFPBBNews = News1 |
그러나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는 법. 셀리그가 커미셔너를 맡았던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은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약물 시대’다. 이때 활약했던 배리 본즈, 새미 소사, 마크 맥과이어 등의 거포들이 약물 스캔들에 휘말렸고, 이들은 현재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이에 대한 심판을 받고 있다.
그런 가운데 그 시대 커미셔너를 맡았던 셀리그가 명예의 전당에 들어갔다. 이는 ’약물 시대’를 바라보는 시선에 변화를 유발할 것이다. ’뉴욕 데일리 뉴스’의 메이저리그 전문 기자 피터 보트는 셀리그의 입성이 확정된 뒤 칼럼을 통해 "셀리그가 들어갔기 때문에, 나도 이제 본즈와 (로저) 클레멘스에게 표를 줄 것"이라며 선언햇다.
그는 "맥과이어와 소사가 1998년 벌인 홈런 경쟁은 셀리그를 1994년 파업의 유산으로부터 구해줬다. 팬들이 다시 관심을 갖는데 도움을 줬다"며 셀리그도 결국 선수들의 약물 복용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그의 말대로 당시 선수들의 약물 복용을 통해 가장 많은 이익을 본 이들은 셀리그를 비롯한 리그 운영진과 구단주들이었다. 이들 역시 공동 연대의 책임이 있다. 그러나 오늘날 ’주홍글씨’는 모두 선수들의 몫이다.
![]() |
↑ 지난 2008년 1월 운동선수들의 금지약물 복용 실태를 다룬 미첼 리포트에 대한 국회 청문에에 참석한 셀리그. 사진=ⓒAFPBBNews = News1 |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