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재호 기자] 수만명이 운집한 메이저리그 경기장부터 어느 이름모를 도시의 마이너리그 경기장까지, 미국의 야구장에서 7회초 경기가 끝나면 일제히 울려퍼지는 노래가 있다. ’나를 야구장으로 데려가 주오(take me out to the ball game)’가 그것이다.
이 노래가 나오면 관중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온 사람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몸을 흔들며 이 노래를 부른다. 미국 야구의 성가라고 할 수 있다.
이곡이 탄생한 것은 19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유명 작곡가였던 잭 노워스가 뉴욕에서 지하철을 타고가던 중 당시 뉴욕을 연고로 했던 뉴욕 자이언츠의 광고를 보고 아이디어를 얻어 가사를 썼다. 여기에 알버트 본 틸저가 곡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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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리 카라이는 "나를 야구장으로 데려가 주오" 노래가 메이저리그의 전통으로 자리잡게 한 일등공신이다. 사진=ⓒAFPBBNews = News1 |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작사자와 작곡가 모두 이 곡을 만들었을 당시 메이저리그 경기장에 한 번도 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작곡가인 노워스는 1940년에 처음으로 메이저리그를 직접 관람했다.
곡의 역사는 오래됐지만, 이 노래가 야구 경기를 대표하는 노래가 되기까지는 오랜 세월이 걸렸다. 1934년 로스앤젤레스의 고교야구 경기에서 처음 사용됐고, 메이저리그에는 1934년 월드시리즈에서 처음 연주됐다. 이후에도 비정기적으로 경기장에서 사용됐다.
지금처럼 7회 휴식시간에 널리 불리게 된 것은 시카고를 연고로 하는 두 팀에서 활동했던 명예의 전당 입회 캐스터 해리 카라비나, 일명 해리 카라이의 역할이 컸다.
카라이는 화이트삭스 중계를 맡았던 1971년부터 7회초가 끝날 때마다 이 노래를 불렀다. 당시 구단주였던 빌 비크의 제안으로 카라이가 부르는 이 노래는 1976년부터 전관중이 함께 부르는 구단의 전통이 됐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카라이가 처음에는 이 노래를 장내 방송 시스템으로 부르는 것을 거부하자 비크가 카라이의 마이크를 몰래 바꿨다는 이야기도 있다.
카라이는 1982년 컵스 캐스터로 자리를 옮겼고, 컵스 경기가 전국 중계가 되면서 전국적으로 알려졌다. 각 구단들이 이 노래를 가져가면서 자연스럽게 미국 야구를 상징하는 노래로 자리잡았다.
1998년 그가 사망한 이후 컵스 구단은 매 경기 손님을 초대, 이 노래를 부르게 하고 있다. 초대받은 손님들은 카라이처럼 음정이 하나도 안맞는 목소리로 리글리필드 중계 부스에서 창밖으로 마이크를 내밀며 관중들과 함께 나를 경기장으로 데려가 달라고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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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시즌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챔피언십시리즈 경기 도중 전 시카고 불스 선수 스코티 피펜이 7회 쉬는 시간에 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 사진=ⓒAFPBBNews = News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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