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이상철 기자] 이상군(55) 감독대행은 감독 중도 하차에 의해 임명된 한화 이글스의 역대 3번째 감독대행이다. 이희수(1998년 7월), 한용덕(2012년 8월)에 이어 3번째 주인공이다.
지난 5월 23일 김성근 감독이 사퇴하고 김광수 수석코치도 고사해 투수코치였던 이 감독대행이 ‘난파선’을 이끌 임시 선장이 됐다.
감독대행의 역할은 막중하다. 사임이든 해임이든 팀 분위기는 엉망이다. 쇄신이 필요하다. 성적도 끌어올려야 한다. 한화가 1998년과 2012년 여름 감독 교체라는 극약 처방을 한 이유는 성적 부진이 주된 이유였다.
↑ 한화이글스의 이상군 감독대행(왼쪽). 23일 경기부터 지휘봉을 잡았으나 팀은 이틀 연속 대량 실점을 하며 졌다. 분위기 쇄신이 쉽지 않다. 사진(대전)=김영구 기자 |
이번에는 파장이 더 컸다. 성적 부진만이 아니었다. 현장(감독)과 프런트(단장)의 마찰이 심했다. 내부의 문제였다. 그리고 김성근 감독이라는 영향력이 강한 ‘카리스마 지도자’의 퇴장은 전개가 급작스러웠다. 선수단 내부가 당혹감에 크게 흔들렸다. 봉합해야 할 게 많다.
24일 언론 앞에 선 이 감독대행도 분위기 쇄신과 체질 개선을 강조했다. 그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팀이 정상화되도록 만드는 일이다. 수습하고 반전하는데 가장 좋은 것 중 하나는 승리다.
한화는 감독대행 체제로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했다. 1998년 7위-2012년 8위를 기록했다. 순위는 바닥권이나 교체 후 성적이 26승 3무 33패(1998년)과 14승 1무 13패(2012년)로 참담한 것은 아니었다.
첫 단추를 승리로 꿰매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감독대행의 한화는 지난 23일 경기에서 KIA 타이거즈에게 8-13으로 졌다. 중반 이후 추격을 펼쳤지만, 초반 스코어 0-10으로 일찍 기울었다.
“다들 열심히 했다. 내가 부족해 졌다”라는 이 감독대행은 선수들에게 ‘눈치 보지 말고 편안하게 경기에 임하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시간이 더 필요하다. ’좋을 수 없는‘ 분위기는 너무 처졌다. 하고자 하는 의지가 꺾인 게 아니지만 기 싸움에서 번번이 밀렸다.
↑ 이태양은 24일 대전 KIA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3이닝도 못 버텼다. 1회 2사 만루 위기를 넘겼지만 2회와 3회 실점을 막지 못했다. 사진(대전)=김영구 기자 |
초반 대량 실점은 이틀 연속 반복됐다. 이태양(2⅔이닝 5실점)은 3회를 버티지 못했다. 매 이닝 주자가 나갔다. 홈런도 펑펑 얻어맞았다. 스코어는 0-2에서 0-5로, 다시 0-7로 벌어졌다. 맥이 너무 쉽게 빠졌다.
한화는 23일 경기에서 5회 득점을 신호탄으로 8점을 뽑았다. 24일 경기에서도 한화는 5회 첫 득점을 올렸다. 그러나 양성우의 홈런 이후 침묵이 길어졌다. 9회 양성우가 다시 2타점을 올렸을 때는 너무 늦었다. 3-9 패배. 한화는 이틀간 피안타 32개, 4사구 13개로 22실점을 했다.
한화 선수들은 어깨와 발이 무거웠다. 의지와 상관없었다. 가라앉은 분위기가 올라설 발판조차 보이지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