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때로는 각박할 정도. 그렇지만 또 한편으로는 ‘오죽하니…’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연패에 빠졌다지만 아직 상위권을 지키고 있고 지난해부터 보여준 저력이 있다. 하지만 최근 LG를 향한 시선은 가혹할 정도로 차갑고 매섭다. 팬들의 반응은 더욱 그렇다.
아마도 이는 경기내용 때문일 것이다. 불과 2주 만에 페이스가 급락했고 선발 마운드싸움서 우위를 점한 것이 무색하게 경기마다 활로를 뚫지 못하고 있다. 잦은 병살타로 인해 득점권만 되면 타자들은 얼어버렸고 4번 타자는 약점이 뻔히 노출되고 말았다. 그런 상황 속 LG로서는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오히려 분위기 하락은 가속화되고 있다.
▲변화가 필요해
30일 넥센과의 경기 전 양상문 LG 감독은 변화를 말했다. “변화가 필요한 때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전날 주축타자 4명(이형종-유강남-정성훈-임훈)을 1군에서 말소한 이유를 설명하는 과정이었다. 양 감독은 이들 대신 야수 3명과 베테랑투수 이동현을 콜업 했다. 종합했을 때 메시지는 분명했다. 타자들은 득점권서 정확도를 높여라. 긴장감을 가져라 정도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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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트윈스가 올 시즌 최다인 6연패에 빠졌다. 수치로 보여지는 결과보다 경기 내용이 더 좋지 않다는 평가. 위기에 빠진 것이 분명해보인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변하지 않은 것
반면 LG의 이날 경기 선발라인업 구성만 따지고보면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테이블세터도 중심타선도 차이가 없었다. 타격부진의 중심에 있던 히메네스는 4번 자리에서 출격했으며 채은성 역시 중심을 형성했다. 선발로는 나서지 않았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오지환 등 계산해볼 수 있는 주축타자들이 대타로 등장했다.
▲진짜 위기
LG는 결국 연패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연패는 6으로까지 늘었다. 올 시즌 최다. 공교롭게 전날 한 경기차로 추격해오던 중위권 세 팀이 모두 승리했다. LG만 패했다. 그렇게 31일 오전 LG는 공동 4위가 됐다. 31일 결과에 따라 악몽의 시나리오인 7위 추락도 결코 황당한 일이 아니게 됐다. 상위권 팀 LG의 경계가 무너질지도 모르는 순간이 온 것이다.
▲LG의 전력, 어느 정도인가
지난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쳤다지만 LG의 전력에 대한 평가는 애매하거나 일치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강팀과 약팀의 경계에 있는 듯했다. 2014년 시즌 중반 양 감독이 부임한 후 기적 처럼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했지만 2015시즌 돌연 9위로 추락했다. 불투명한 전망 속 2016년 다시 정규시즌 4위,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반전을 써냈다.
성적만 봤을 때 기본적으로 강팀반열에 오른듯하지만 팀 내에서 경기를 한 방에 바꿔줄 슈퍼스타가 없고 1군서 꾸준한 베테랑스타도 몇몇 없는 편이다. 그런 상황에서 양상문표 리빌딩이 성공적으로 이뤄졌고 LG는 어느새 영건들이 중심인 팀이 됐다.
이는 장단점이 뚜렷한데 우선 분위기를 쉽게 타 연승 리듬을 제대로 이끄는 일명 ‘신바람 야구’가 가능하다는 것. 반면 마땅한 해결사가 없으니 선수들이 경험부족을 드러내며 위기가 길어지고 순식간에 팀 분위기가 식어버린다는 문제가 있었다. 어쨌든 이러한 이유로 LG의 전력에 대한 평가는 자주 엇갈렸다. 상위권으로 분류되지만 언제든지 중위권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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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LG의 부진은 타선침체가 주 원인이다. 중심타선은 병살타 공포증에 시달리며 심리적으로 쫓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장점인 마운드 강점
LG는 마운드가 강하다. 현재도 유일한 3점대 팀 평균자책점을 가지고 있으며 일명 ‘어메이징4’로 대표되는 환상의 선발진과 전원이 다 필승조 같은 불펜진의 조합 모두 괜찮은 편이다. 임찬규, 김대현같은 신예들이 중심으로 떠올랐고 신정락 처럼 적응기 없이 팀에 녹아든 경우도 있었다. 전문가들도 마운드의 힘을 무시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이종열 SBS스포츠해설위원은 “기본적으로 LG는 마운드가 강하기에 5강 이상 전력으로 평가되는 것이 사실이다. 중후반으로 갈수록 이러한 강점이 영향을 미칠 것”라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LG의 전력을 높게 분석했다.
어떤 시각에서는 LG의 전력자체가 월등하지 않다고도 한다. 그렇기에 현재까지 성과가 뚜렷한데 비해 평가가 가혹하다고도들 한다. 일견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지난해 높은 순위로 시즌을 마쳤고 비시즌 동안 굵직한 영입도 있었으며 리빌딩마저 순조롭게 해냈다. 올해도 초반 결과가 좋았다. 팬들의 기대를 마냥 욕심이라고 치부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결과를 떠나 확실히 약점을 잡아가는 모습. 그것에 대한 팬들의 기대치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발목 잡는 한 방의 부재
LG 타선의 문제점은 현재 한 방 타자의 부재에서 오는 측면이 강하다. 이 위원 역시 홈런타자가 없는 것이 결국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라 최근 상황을 분석했다. 해줘야할 4번 타자 히메네스는 상대의 집중 견제 속 약점을 고스란히 노출했고 채은성 등 몇몇 중심타선 역시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하지 못한 채 지난해와 다른 결과를 도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대에서 구위가 좋은 선발투수를 만나면 경기를 승리로 이끌 한 방이 동력이 현저히 떨어지게 되고 이는 선수들로 하여금 심리적으로 쫓기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작전미스 등으로 흐름이 끊어지는 것 또한 비슷한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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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력에 대해서도 의문부호가 붙는다. 그래도 지난해와 올 시즌 초반 보여준 성과가 있기에 강팀으로 구분되는 LG로서는 반전을 만들 계기가 절실한 것만큼은 분명하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LG가 가야할 길
양 감독은 지난해 내내 LG가 꾸준한 강팀이 되는 길을 걸어야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작년에 새로 임명된 송구홍 단장 역시 향후 몇 년 안에 우승팀이 되도록 만들겠다고 포부를 전한 바도 있다. 당장보다는 미래를 염두 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났다.
그런 측면에서 현재 LG의 전력은 긍정적이다. 젊은 선수들이 많아졌고 이들은 앞으로를 기약하게 만든다. 당장의 성과까지 분명하다.
하지만 한편으로 잠시나마 리그 선두를 위협했던 만큼 현재 LG의 전력은 결코 중하위권이라 보기 어렵다. 마운드의 안정감은 현대야구에서 중요한 부분 중 하나. 강점인 마운드를 바탕으로 타선의 응집력 부족이라는 약점까지 개선된다면 가을야구 그 이상까지도 경쟁력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 LG에 대한 세간의 평가다.
▲팬들의 매서운 비판…그 이유
LG는 현재 연패의 숫자를 넘어 보여지는 경기력이 매우 떨어진다. 팬들의 신뢰가 낮아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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