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1년 전과는 확실히 다르다.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간 가을야구가 철저한 타격전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지난 한국시리즈 당시 펼쳐진 투수전과는 사뭇 달라진 광경이다.
쌀쌀한 늦가을 날씨, 고도의 투수들 집중력, 배가 되는 긴장감 등의 이유로 인해 일반적으로 포스트시즌은 팽팽한 양상의 투수전이 자주 펼쳐진다. 현재까지 열린 포스트시즌 경기서 구장 규모가 작은 마산구장을 제외한 사직구장 경기에서는 줄곧 투수전이 진행됐다. 여기에 플레이오프 일부 경기가 열릴 잠실구장은 사직구장에 비해서도 규모가 크다. 투수들은 부담을 덜고 타자들은 규모가 신경 쓰이는 소위 투수친화적 경기장이다.
↑ 두산과 NC가 18일 열린 플레이오프 2차전서 홈런공방전을 펼쳤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18일 열린 플레이오프 2차전은 한 경기서 무려 8개의 홈런이 쏘아 올려졌다. 이는 종전 7개를 넘는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홈런. 오랜 시간 나오지 않은 플레이오프 만루 홈런도 1차전과 2차전, 연속으로 터져 나왔다. 1차전은 NC 스크럭스가 역전포로, 2차전은 최주환이 또 역전 홈런으로 장식했다는 공통점도. NC는 6회말 뼈아픈 빅이닝을 허용했는데 결국 이 과정이 빌미가 돼 경기 전체에서 총 9명의 투수를 투입, 포스트시즌 한 경기 팀 최다투수 출전 타이기록을 세웠다. 플레이오프 한 경기 최다득점(17) 신기록, 1이닝 최다득점(8점) 타이, 김재환의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타점(7) 기록 등 온갖 타격기록이 말 그대로 쏟아졌다.
시계를 되돌려 지난해 한국시리즈를 생각하면 차이가 더 뚜렷하다. 당시 두산과 NC는 1차전 1-0, 2차전 5-1, 3차전 6-0, 4차전 8-1의 결과를 남겼고 평균 5.5득점을 기록했다. 반면 올 시즌 플레이오프 2차전까지는 도합 평균 20점이 넘는 장타쇼가 펼쳐졌다.
↑ 스크럭스(사진)는 두 경기 연속 큼지막한 아치를 쏘아 올렸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
이유는 몇 가지가 꼽힌다. 우선 선발진들이 제 몫을 못해주고 있다. 특히 두산은 원투펀치 더스틴 니퍼트와 장원준이 연거푸 무너지는 충격을 경험했다. 니퍼트는 1차전서 5⅓이닝 6실점을 기록했고 장원준 역시 5⅓이닝 6실점으로 난타를 당했다. NC는 장현식 3⅔이닝, 이재학 3이닝으로 빠른교체가 이뤄졌다. 애초에 선발투수 이름값에서 밀리니 단기전 전략인 빠른 계투작전을 펼친 것.
양 팀 불펜들도 난공불락은 아니었다. 2차전 NC 불펜은 무려 13점을 실점했고 1차전 두산 불펜은 7점을 허용했다. 1차전 양 팀 도합 9명, 2차전 양 팀 도합 11명이 총 출동했지만 결과는 이 같은 난타전.
양 팀의 이 같은 뜨거운 타격전 속 남은 시리즈 향방이 관심사다. 3,4차전은 장소를 옮겨 마산구장에서 열린다. 규모가 작은 마산구장은 상대적으로 타격전이 활발한데 양 팀의 기세와 마운드 약세까지 더해지면 장타대결이 한층 더 뜨거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올 수 있다는 분석. 당장 지난 준플레이오프에서도 1,2차전 사직서 치열한 투수전을 펼쳤던 양 팀이 마산구장으로 옮기자 방망이가
선발투수들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질 전망. 3차전은 에릭 해커(NC)와 마이클 보우덴(두산)이 나선다. 4차전은 유희관(두산)과 맨쉽 혹은 최금강(NC) 등 카드가 예상된다. 방망이에 이번 시리즈 열쇠가 담겨 있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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