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27일 오후 4시 롯데가 FA 강민호(32)의 보상선수로 나원탁(23)을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그 시각, 나원탁은 삼성 소속 선수로 동료들과 벽화그리기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었다.
200m 길이의 담장을 다채로운 색채의 숲으로 칠하는 작업이었다. 벽화를 그리던 나원탁에게 FA 보상선수로 롯데에 가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나원탁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자신의 야구인생에 첫 전환점이 너무 빨리 찾아왔다. 삼성에 입단한 지 1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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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원탁은 FA 강민호의 보상선수로 롯데의 지명을 받았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나원탁은 전화 통화를 잠시 미루자고 부탁했다. 삼성 선수로 주어진 마지막 일을 다 마치기 위함이었다. 이날 일정은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진행될 예정이었다.
동료들은 나원탁과 인사를 나눴다. 포옹과 악수, 그렇게 위로하고 격려했다. “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라며 덕담도 했다. 나원탁에게는 힘이 되는 말이었다.
나원탁은 봉사활동을 마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지명될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너무 갑작스러워)솔직히 지금 아무 생각도 들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롯데는 강민호의 이적으로 포수가 약화됐다. 젊은 포수를 육성하는 게 최대 과제가 됐다. 때문에 2차 드래프트에서도 포수를 뽑지 않은 롯데가 FA 보상선수로 포수를 지명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렇게 선택한 포수가 나원탁이었다. 롯데는 “나원탁이 좋은 신체조건을 가지고 있으며 성실한 훈련자세로 향후 포수로서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나원탁은 국군체육부대 서류전형에 합격했다. 하지만 군 입대시기를 놓고 구단과 논의할 예정이다. 나원탁은 롯데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친분 있는 나종덕(19)도 예외가 아니다.
나원탁은 “경쟁은 프로 어느 곳에서나 마찬가지다. 올해 삼성에서도 경쟁에서 밀려 많은 경기(12번)를 못 뛰었다. 내가 많이 부족했다”라며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나원탁의 발언대로 프로의 무대는 결코 녹록치 않았다. 그는 “기술적인 부분에서 많이 부족했다. 블로킹 등 수비 실수가 있었으며 타격(타율 0.217)도 좋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롯데 주전 포수로 자리 잡아야 할 그가 앞으로 보완해야 할 숙제인 셈이다.
나원탁은 세광고-홍익대를 거쳐 삼성에 입단했다. 2017년
그는 “오랫동안 (삼성에서)뛰고 싶었는데 그 바람이 이뤄지지 않았다. 롯데로 가게 됐는데,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