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플레이오프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10월의 마지막 날, SK와 넥센이 네 번째 승부를 벌인다.
넥센은 3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가진 플레이오프 3차전서 SK를 3-2로 꺾었다. 한현희가 5⅓이닝 2피홈런 7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를 펼친 데다 오주원과 이보근이 각각 6회와 8회 위기를 막았다. 2패 후 반격의 1승을 거둔 넥센은 한국시리즈 진출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장정석 감독의 믿음이 빛났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 후 모처럼 선발 출전한 김헤성은 3타수 2안타 1볼넷으로 리드오프 역할을 다했다. 한현희, 오주원, 안우진, 이보근, 김상수 등 투수 5명도 자기 역할을 100% 수행했다. 타격 부진에 빠졌던 고종욱과 김민성도 안타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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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센은 30일 SK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3-2로 승리했다. 사진(고척)=김영구 기자 |
장 감독은 경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에게 내일은 없었다. (오늘 승리로)한 경기를 더 하게 돼 기쁘다”라며 “(오늘 마운드 운용은)믿음이라고 생각해 달라. 정말 힘든 경기였는데 그 믿음에 보답해준 선수들이 정말 고맙다. 다들 자기 역할을 해줬다. 덕분에 내일 (마운드 운용)계산이 가능해졌다”라고 밝혔다.
이보근의 8회 위기 탈출도 장 감독의 뚝심과 연결돼 있다. 이보근은 무사 2루서 한동민, 최정을 연속 삼진 아웃시킨 후 로맥과 대결을 앞뒀다. 정규시즌 43개의 홈런을 날린 로맥은 이날도 첫 타석부터 홈런을 터뜨렸다.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1루도 비어있었다.
그러나 마운드에 올라간 장 감독은 정면 대결을 주문했다. 그는 “최정 삼진 후 이보근이 (고의4구)신호를 보냈다. 나 역시 여러 가지 카드를 두고 고민했다. 후속타자 나주환에 김상수의 등판을 염두에 뒀다. 그래서 이보근에게 ‘맞아도 돼. 그러니까 과감하게 한 번 해보자’라고 했는데 잘 막아줬다”라고 말했다.
6회 1사 만루서 SK의 대타 정의윤이 등장했을 때, 오주원을 고수한 것도 같은 이유다. 정의윤은 정규시즌 좌투수 상대 타율이 4할에 육박했다(0.393). 하지만 오주원은 정의윤을 병살타로 처리했다.
장 감독은 “보통 흐름을 바꾸기 위해 투수를 교체한다. 한현희가 안타에 사구를 허용해 흐름이 나빴다. 다른 매치업도 고려했지만 그래도 오주원을 믿었다”라고 전했다.
장 감독은 박병호도 기나긴 침묵에서 깨어날 것이라고 믿었다. 박병호는 이날도 3타수 무안타 1안타에 그쳤다. 플레이오프 타율이 0.091로 1할도 안 된다. 그럼에도 박병호는 4차전에도 4번타자로 선발 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