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오재일(33·두산)은 4월 7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당시 그의 타율은 0.111였다. 13경기에서 친 안타는 5개였다.
복귀한 날(4월 19일 광주 KIA전) 홈런을 날렸다. 5월에는 4안타(5월 11일 창원 NC전)를 몰아친 적도 있고 홈런 2방으로 7타점(5월 18일 문학 SK전)을 올린 적도 있다.
조금씩 타율이 올랐으나 오재일의 이름에 걸맞은 타격은 아니었다. 스스로 생각해도 타율이 너무 낮았다. “너무 밑이다”는 오재일은 안타를 하나라도 더 치고 싶었다. 6월 초 kt와 수원 3연전을 무안타로 마쳤다. 당시 그의 타율은 0.220이었다.
![]() |
↑ 두산 오재일은 6월 타율 0.390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하지만 최근 들어 가장 매섭게 배트를 돌리고 있는 오재일이다. 20일 잠실 NC전에는 5타수 4안타 5타점을 올렸다. 타율을 0.257까지 끌어올렸다. 6월 타율은 0.390이다. 10타석 이상 두산 타자 중 김재호와 공동 1위다.
특이한 점은 장타 비율이 높지 않다. 5월까지만 해도 장타 비율이 36.8%였다. 6월에는 18.8%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6월 장타 3개 중 2개가 NC와 잠실 3연전에 때렸다.
오재일은 장타 욕심을 버렸다. 자연스럽게 타격감이 살아났다. 오재일은 “그동안 스윙이 너무 컸다. 맞혀야 할 공을 못 쳤다. 타구도 잘 넘어가지 않고 타격감도 좋지 않았다. 장타보다 단타를 치자는 생각에 스윙을 작게 하니까 더 잘 맞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18일 경기 홈런을 통해 다시 깨달았다. 홈런을 날리려고 꼭 세게 칠 필요가 없다. 그동안 욕심만 많아 너무 힘이 많이 들어갔다”라며 정확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두산은 시즌 초반 화력 약화로 힘겨운 경기를 치렀다. 오재일은 마음의 빚이 있다. 너무 못 쳤다는 것. 이 때문에 이제부터 잘 치고 싶은 게 그의 바람이다. 경기를 뛰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오재일은 즐기려고 노력 중이다.
두산은 20일 현재 1위 SK와 승차를 1경기로 좁혔다. 21일부터 시작하는 SK와 문학 3연전을 싹쓸이하면, 선두를 탈환할 수 있다. 두산이 마지막으로 1위에 오른 날은 5월 29일이었다.
두산은 SK와 시즌 전적에서 4승 1패로 우세하다. SK가 상대 전적에서 밀리는 유일한 팀이다. 그렇지만 오재일은 멀리 내다보고 있다. 두산이 1위에 오르는 시점은 당장이 아니다. 레이스가 끝날 때다.
오재일은 “SK와 선두 싸움을 갖는데 무조건 다 이겨야 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