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안준철 기자
“다시 못 올 기회다. 몸이 힘들지만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
타석에서 투수를 잡아먹을 듯하게 노려보는 매서운 눈빛. 거기에 더해 껌을 씹을 때 느껴지는 강인함까지 ‘근성’이라는 두 글자를 떠오르게 하는 김태진(24)이지만, 22일 수원 kt위즈전을 승리로 장식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 때는 눈에 힘을 빼고, 두 손을 공손하게 포갰다.
올 시즌 NC다이노스의 새로운 히트 상품으로 떠오른 김태진은 팀 연패 탈출에 선봉에 섰다.
↑ NC 김태진이 22일 kt전 승리 이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수원) 안준철 기자 |
1-5로 뒤진 5회초 kt 선발 라울 알칸타라를 상대로 우월 스리런 홈런을 때리며 흐름을 NC 쪽으로 돌렸기 때문이다. 김태진의 한 방으로 NC는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고 여세를 몰아 6회초 역전에 성공했다. 이날 성적은 4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경기 후 만난 김태진은 “연패가 너무 힘들었다. 팀이 연패를 끊는 데 도움이 돼 뿌듯하다”고 소감을 남겼다.
김태진은 “사실 1,3루라서 1점만 불러들이자는 생각을 했다.(박)민우 형이 3루 주자로 나가있을 때 이호준 코치님이 ’반드시 홈으로 주자를 불러들여야한다’고 말했다. 코치님의 말씀에 더 집중하려 한 게 좋은 결과로 나타났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올 시즌 혜성처럼 등장한 김태진이지만, 사실 내야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던 선수다. 신일고를 졸업하고 2014년 입단한 김태진은 2015년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402로 타격왕을 차지하면서 기대감을 더욱 끌어 올렸다.
하지만 주전 2루수 박민우의 벽은 높았다. 결국 2017∼2018시즌 동안 경찰 야구단에 입단해 군복무를 했고, 유승안 경찰 야구단 감독의 권유로 외야수로 나서기 시작했다. 이런 이유로 올 시즌 내외야를 가리지 않고 멀티플레이어로서 팀의 활력소 역할을 하고 있다.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는 게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김태진은 “내 자리가 없기 때문 아닌가. 이런 기회라도 잡아야 한다. 다시 못 올 기회다”라며 “힘들지만,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홈런에 대해서도 “맞는 순간 넘어간다고 생각은 못했다. 운이 좋았다”며 “팀에 도움이 된 부분에 의미를 두겠다”고 말했다. 뒤이어 ”홈런이나 장타에 대한 욕심보다는 출루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