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안준철 기자
“은퇴 얘기를 들으니, 남의 일 같지 않았다. 아쉽고, 슬프다.”
이범호(38·KIA타이거즈)의 은퇴식이 열리는 1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 프로농구 현대모비스 피버스 가드 양동근(38)이 나타났다. 종목은 다르지만, 둘은 1981년생 동갑내기 절친이다. 현재 팀 훈련이 한창이지만, 절친의 은퇴에 한걸음에 광주로 달려왔다. KIA구단도 양동근이 이범호에게 꽃다발을 주는 이벤트를 따로 마련했다.
양동근은 “은퇴 소식을 듣자마자 광주 기차표를 예매했다. 한걸음이 아니라 두걸음이라도 와야 한다”며 이범호에 대한 애틋함을 전했다.
↑ 1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19 프로야구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KIA 이범호가 경기전 열린 은퇴식에서 모비스 양동근과 기념촬영을 갖고 있다. 사진(광주)=천정환 기자 |
둘은 오래 전부터 친분을 유지해왔다. 양동근과 한양대 동기인 이영수 삼성 라이온즈 타격코치가 접점이었다. 이영수 코치는 이범호의 초·중 동기다. 양동근은 “이 코치가 대학 때부터 나랑 잘 맞을 것 같다는 친구를 소개하고 싶다고 했는데, 그게 범호였다. 둘이 잘 맞는다. 종목이 다르더라도 운동선수라 이런 저런 얘기를 많이 했다”며 “햄스트링 부상으로 몇 년 전부터 은퇴 얘기를 할 때, 나도 아프더라. 나도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봐서 얼마나 아픈지 잘안다”고 설명했다.
2019-20시즌 현대모비스의 통합우승을 이끌었던 양동근이지만, 그 역시도 적지 않은 나이다. 은퇴를 고민할 시기이기도 하다. 양동근도 “남의 일 같지가 않더라. 대학교 동기인 김도수 코치 은퇴 때도 그렇고, 박구영 코치 은퇴 때도 좀 짠했다. 오늘도 잘 참아야 할 텐데 울컥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양동근은 이제 지도자로 나서는 이범호에 대해 “둘 다 지도자도 꿈인지라, 예전부터 많이 얘기를 했다. 좋은 지도자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덕담을 전했다. jcan1231@maekyung.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