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이상철 기자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루 전날 호수비가 승기를 가져온 것 같다고 이야기하자, 이정후(21·키움)이 해맑게 웃었다.
이정후는 29일 고척 롯데전에 3번 중견수로 출전해 1회초 2사 제이콥 윌슨(29)의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했다. 중견수와 2루수 사이로 날아가는 타구였다. 이정후의 빠른 발과 정확한 판단이 돋보였다. 슬라이딩 자세도 안정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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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후는 29일 고척 롯데전에서 1회초 호수비를 펼치며 키움의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서울 고척)=김재현 기자 |
이정후는 “처음에는 (2루수 김)혜성이가 잡을 줄 알았는데 멈추더라. 그래서 내가 열심히 뛰어 막고자 했다. 솔직히 잡을 줄 몰랐다”며 머리를 긁적거렸다.
흐름을 뺏기지 않은 키움은 차곡차곡 점수를 쌓으며 롯데를 4-0으로 꺾고 2위 두산과 승차를 1.5경기로 좁혔다.
장정석(46) 키움 감독도 30일 “어제 경기에서 이정후의 수비가 큰 도움이 됐다. 만약 아웃이 아니라 출루를 허용했다면, 그 뒤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볼넷, 안타, 홈런까지 나올 수 있다. 선발투수 에릭 요키시 투구수를 크게 줄여줬다. 호수비로 10~15구는 아꼈다고 본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정후의 호수비 덕분에 1회초를 무사히 넘긴 요키시(30)는 7이닝 3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4회초까지 피안타는 0개였다.
이정후는 29일 현재 실책 2개만 기록하고 있다. 18경기가 남았으나 2017년 3개, 2018년 5개와 비교해 안정된 수비를 펼치고 있다. 무리하게 수비를 하다가 다친 적도 없다. 이정후는 개막 후 한 번도 1군 엔트리에 빠지지 않았다.
장 감독은 이정후의 업그레이드된 수비 능력을 호평했다. 장 감독은 “프로 첫 시즌, (내야수에서) 외야수로 이동했는데 처음이라 다른 외야수보다 타구 판단 능력이 부족했다. 빠른 발로 커버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타구 판단 능력이 좋아졌다. 올해는 여유까지 생겼더라
이정후는 30일 고척 롯데전에도 3번 중견수로 뛴다. 최근 10경기 타율 0.222로 주춤한 그는 “(타격이 잘 안 되는 만큼) 수비라도 잘해야 하지 않겠냐”라며 의지를 다졌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