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이정후(21·키움)는 2년 전만큼이나 바쁜 연말을 보내고 있다. 각종 시상식에 참석해 수많은 상을 받았다.
수상 소감 중 가장 인상적인 발언은 장정석(46) 전 키움 감독에 전한 감사의 인사였다. 지난 4일 2019 조아제약 프로야구대상 시상식에서 장 전 감독을 오랜만에 만나 허리 숙여 인사했다.
이정후는 “장정석 감독님이 신인 시절부터 많은 기회를 주셨다. 감독님 앞에서 상을 받아 더욱 기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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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후는 장정석 전 키움 감독을 ‘평생 은인’이라고 표현했다. 사진=김재현 기자 |
2016년 10월, 키움 지휘봉을 잡은 장 전 감독은 이정후와 3년을 보냈다. 초보 감독과 새내기의 만남이었다. 스프링캠프부터 기회를 얻은 이정후는 곧바로 주전을 꿰차더니 국가대표 주전 외야수로 성장했다.
이정후는 3년간 통산 타율 0.338 535안타 14홈런 172타점 283득점 36도루 장타율 0.449 출루율 0.397을 기록했다. 신인상(2017년), 골든글러브(2018년)를 받은 그는 올해도 유력한 골든글러브 수상 후보다.
이정후는 “따로 수상 소감을 준비한 건 아니다. 사실만 말했을 뿐이다. 장정석 감독님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고, 이렇게 계속 상을 받고 있다. 그리고 프로야구선수가 되면서 설정한 목표를 하나씩 이룰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키움은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장 전 감독과 재계약을 포기하고 손혁 감독을 선임했다. 당시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를 대비해 야구대표팀에 소집됐던 이정후도 깜짝 놀란 소식이었다. 제대로 작별 인사도 하지 못했다.
이정후는 “오랜만에 감독님을 뵙게 돼 좋았다. 내게는 정말 감사한 분이다. 평생 은인이다”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장 전 감독의 아들인 장재영(17·덕수고)의 이름을 언급했다. 제29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참가했던 장재영은 고교 최대 유망주다. 에이스이자 4번타자로 투·타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이정후와 한솥밥을 먹을 가능성이 있다. 키움은 내년 서울 연고 팀 중 신인 1차 지명권을 가장 먼저 쓸 수 있다. 이정후는 “(장)재영이가 키움에 올지 모르겠지만 오면 정말 잘해주겠다”라고 약속했다.
단, 해외 진출 가능성도 있다. 장재영은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도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를 몰고 다녔다. 이정후는 “그래도 재영이가 (키움에) 와야 한다”라며 꼭 한 팀에서 뛰기를 희망했다.
장 전 감독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재
장 전 감독은 “(재계약 불가 통보 후) 아들 이야기가 거론되는 게 부담스럽다. 아들은 아들이고, 나는 나다. 재영이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라고 전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