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의 반정부 시위대뿐 아니라 군과 부통령까지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한 가운데, 과연 30년 장기집권이 막을 내릴지 관심입니다.
벌써 무바라크의 '대안 인물'들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김희경 기자입니다.
【 기자 】
이집트 반정부 시위의 최대 관심사는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 여부입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내각 총사퇴와 정치·경제 개혁을 약속했지만, 자신은 사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이는 아랍권 최대 병력의 이집트군이라는 권력 기반 때문입니다.
무바라크가 군 출신 최측근인 오마르 술레이만 정보국장을 부통령에 임명한 것도 군부가 주도하는 체제의 연속성을 확보하면서 남은 재임 기간 동안 자신의 안전을 보장하려는 의도입니다.
때문에 군과 부통령이 퇴진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실제 퇴임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입니다.
반면, '포스트 무바라크' 시나리오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우선 대안이 될 수 있는 인물은 직업군인 출신인 술레이만 부통령.
현재 정부기관과 군부의 지지를 얻고 있습니다.
하지만, 선거를 통해 재집권하더라도 '무바라크 사람'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어렵습니다.
둘째로는 야권과 일부 해외 언론들이 거론하는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입니다.
외교관 출신에 IAEA 활동 시절 노벨평화상까지 받았습니다.
단, 오랜 해외 생활로 조직력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입니다.
셋째, 무슬림형제단이 집권하거나 정부에 참여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집트에서 창설된 범아랍 단체인 이 조직은 무바라크 정부가 불법화했지만, 서민층을 상대로 지지기반을 다졌습니다.
단점은 이슬람주의 강령이 군부와 미국의 반감을 살 게 뻔하다는 겁니다.
어떤 경우든 철권통치 30년간 뚜렷한 대안 세력이 없었던 만큼, 이집트는 당분간 혼란을 피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김희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