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입장을 대변해온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 기관지 조선신보가 11일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미국인 2명의 석방을 위해 방북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한 데 주목하면서 앞으로 미국의 '행동'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조선신보는 이날 '정보기관 총괄자가 전달한 오바마 친서'라는 제목의 글에서 "임기의 마지막 국면에서 정보기관의 최고수장을 평양에 파견한 오바마 대통령의 의도와 각오는 앞으로 미국이 취하게 되는 행동을 통해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고영도자(김정은)에게 친서를 보낸 것을 진지한 대화의 새로운 기점으로 삼으려 한다면 조선 측은 호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클래퍼 국장은 지난 8일 북한이 억류 중인 케네스 배 씨와 매튜 토드 밀러 씨의 석방을 위해 방북해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를 북측에 전달했다. 미국 고위 관계자는 해당 친서의 내용이 "짧고 명료했다"고 CNN 방송에 밝혔다.
북한의 공식 매체는 이번 석방에 관한 보도나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다.
조선신보는 "조선 측은 대통령 친서에 화답하는 차원에서 조미(북미)관계에 관한 핵심적인 내용을 특사에게 전달한 것으로 짐작된다"며 "석방극을 계기로 이뤄진 조미 수뇌간의 소통이 두 나라 사이의 본격적인 대화 재개로 이어질지 주목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미국은 승산이 없는 (대북) 강경책에 매달려왔다"며 "미국 정부 내에서 그러한 실패를 바로잡고 대책해야 할 위치에 있는 DNI 국장이 교전 상대국의 수도를 방문한 것은 상징성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조선도 적대관계에 있는 정
신문은 "조선과 미국은 총부리를 겨누는 교전 상태에 있다"며 "그러니만큼 억류자 석방이라는 인도주의 문제 해결의 막 뒤에서도 조미 대결의 현황과 깊이 연계된 또 다른 목적이 상정됐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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