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혜성에 로봇을 내려놓은 '로제타'호의 두 번째 분석 결과가 발표됐다. 혜성은 인간이 상상했던 것보다 더 역동적이고 지형은 지구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우주국(ESA)과 미국항공우주국(NASA) 등 공동 연구진은 혜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에 로봇 '필라이'를 착륙시킨 위성 로제타호가 보내온 혜성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세계적 과학저널 '사이언스' 23일자에 발표했다.
2004년 발사된 로제타는 10년간 64억㎞를 날아 지난해 11월 13일, 혜성 67P에 근접했다. 그 뒤 탐사로봇 필라이를 착륙시켰다. 현재는 67P 위에 떠서 함께 이동하며 보유한 다양한 관측장비로 혜성을 관찰하고 있다.
로제타의 관찰 결과 67P는 대부분 먼지와 얼어있는 이산화탄소와 일산화탄소 등으로 구성돼 있었다. 얼어있는 상태의 물도 일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혜성의 중심인 '핵' 부분은 구멍이 송송 뚫린 암석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자전축이 존재해 지구처럼 일정한 주기로 계절이 존재했다.
또한 먼지와 가스 비율이 4로(먼지가 가스보다 4배 이상 많음을 의미) 나타났다. 이는 지금까지 알려진 혜성의 먼지 가스비 값인 2보다 큰 것으로 다른 혜성에 비해 고운 먼지가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먼지 입자의 크기는 100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에서 수 밀리미터였다.
로제타가 분석한 67P의 모습 중 가장 주목할만한 점은 지구처럼 혜성 표면에 계곡과 물이 흐른 흔적 등 다양하고 역동적인 특징들이 발견된 것이다. 최영준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감시센터 선임연구원은 "혜성은 중력과 대기가 거의 없기 때문에 표면에 이처럼 다양한 지형 특징이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현재의 지식으로 설명할
현재 67P의 표면에 있는 로봇 필라이는 배터리가 방전돼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연구진은 혜성이 태양과 가까워지는 '근일점'에 다다를수록 혜성에 관한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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