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협상 타결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북한에 대해 진정성과 신뢰를 보이기 전에는 협상하기 어렵다고 단정지었다.
존 커비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4일(현지시간) “북한이 먼저 비핵화와 관련해 진정성있고 신뢰할 만한 태도를 보여야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며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으면서 대화하자고 하는 것은 용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북한 핵문제 해결에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커비 대변인은 “미국은 오랫동안 갈등을 빚어온 국가들과도 대화할 의지가 있음을 이번 이란 핵협상에서 보여줬다”면서 “이는 어디까지나 상대국이 신뢰와 진정성을 보일 때 가능한 것”이라고 말해 북한의 태도는 이란의 상황과 상당한 거리가 있음을 시사했다. 이란의 경우 적극적으로 핵 협상에 나섰지만 북한은 핵개발과 경제성장을 동시에 추진하는 ‘병진노선’을 고수하면서 비핵화 대화에 응하지 않고 있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무부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과 긴밀하고 접촉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국무부 관계자는 그러나 “비핵화는 최고 우선순위”라며 “대화는 항상 열려있지만 대화의 전제조건이 변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 뿐만 아니라 워싱턴 싱크탱크의 북한 전문가들도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강경한 대북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병진정책을 내세우며 핵무기 개발에 전념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화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연구원은 “진정으로
일부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과거에 여러차례 협상의 약속을 위반한 전력을 들어 “북한의 말만 믿고 핵개발 포기 이전에 경제적 지원을 하는 실수를 다시 범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 이진명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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