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오사카시 유니버셜스튜디오재팬(USJ)은 이른 아침부터 북적였다. 유니버셜시티 전철역에는 오사카 시내에서 몰려오는 관람객들이 쏟아져나왔다. USJ 바로 앞 게이한호텔과 포트호텔에서는 중국 한국에서 찾은 관광객들이 서둘러 USJ로 향했다.오전 9시30분. 개장을 하자마자 관람객들은 저마다 점찍어놓은 놀이시설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지 않은 데다, 후텁지근한 날씨였지만 놀이시설마다 말 그대로 인산인해였다. 웬만한 놀이기구 타려면 1시간 대기는 기본. 무려 4시간 가까이 기다려야하는 곳도 눈에 띄었다. 입장권과 별도로 익스프레스권을 구입하면 편하게 즐길 수 있지만 이날은 물론 다음날까지 익스프레스권은 모두 매진이었다.
USJ의 최고 인기시설은 단연 해리포터관이었다. 정문이 열리자마자 오른편의 해리포터관을 행해 냅다 내달리는 젊은이들도 눈에 띄었다. 해리포터관 주변에는 ‘타이빵러!, 스고이~, 대단하다!’를 외치는 중국인 일본인, 그리고 한국인 관광객들로 온종일 북새통이었다. 대만에서 왔다는 젊은 연인은 “영화에서 봤던 바로 그 모습 그대로”라며 최고를 외쳤다.
2001년 개장한 USJ가 일본 간사이(오사카,교토 등을 중심으로 한 중서부 지역) 관광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것은 1년 전 문을 연 바로 이 해리포터관의 공이 절대적이다.
USJ는 작년 7월 15일 무려 450억엔을 투입한 해리포터관을 개장했다. 소설과 영화 해리포터에 열광했던 학생과 젊은이들은 실제와 흡사하게 만든 해리포터관에 열광했다. 입소문이 순식간에 퍼지면서 USJ는 일본을 넘어 아시아의 관광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테마파크는 일본 관광산업의 효자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 관광청에 따르면 방일객의 15%가 바로 이 해리포터관을 포함한 테마파크를 찾기 위해 일본을 방문했다고 응답했을 정도다. 어린이 위주의 도쿄 디즈니랜드와 달리 USJ는 학생과 젊은이들이 즐기기에 적합해 간토(도쿄를 중심으로 한 중동부 지역)와 간사이 관광이 특색을 달리하며 상승효과를 내고 있다. 이런 인기라면 개장 13년 만에 갱신한 최대 입장객수는 올해에도 지속될 전망이 높다. USJ는 도라노몬에 이어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캐릭터 요카이관을 여름 이벤트관으로 열고, 쥐라기공원도 재개장을 위해 리모델링을 서두르고 있어 향후 입장객들은 더욱 몰릴 전망이다.
USJ는 하루 입장권이 7200엔이다. 익스프레스권(6600엔, 놀이기구 7개용)까지 사면 1인당 1만3800엔(약 12만7000원)에 달한다. 하루 입장권 가격치고는 꽤나 부담이 되는 가격이지만 입장객은 날이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덕분에 USJ는 2001년 개장 이후 최고의 실적을 내고 있다. 닛케이에 따르면 2014년도(올해 3월 말 결산)에 영업이익이 61%나 늘었고, 매출(1385억엔)도 사상 최대다. USJ는 이를 토대로 올 가을 도쿄증시 상장을 준비중이다. 벌써부터 시가총액이 수천억엔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오사카 USJ에 너무 많은 관광객이 몰리자 2020년 오키나와현에 2번째 USJ를 개장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USJ의 호황은 오사카를 포함한 간사이 전체 경제를 살리는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USJ가 첫 문을 연 것은 2001년이었다. 당시 오사카시는 상업도시를 도시형 관광도시로 탈바꿈시키고, 지역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USJ를 들여왔다. 임해 공업지역 재개발 효과도 노렸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가 악화됐던 2009년 골드만삭스가 USJ를 인수한 후 다양한 시도가 이어졌고, 작년 7월 해리포터관 개관을 계기로 폭발적인 성장세로 돌아섰다. 해리포터관이 개장할 때 간사이대학대학원의 미야모토 가츠히로 교수는 향후 10년간 간사이지역에 5조6000억엔(약 51조8000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생길 것으로 분석했다. 당초 해리포터 효과로 연 200만명의 입장객이 늘어날 것으로 봤으나, 실제로는 300만명을 훌쩍 넘었다. USJ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입장객은 1350만명으로 전년보다 무려 28%나 증가했다.
이미 오사카 시내의 주요 호텔들은 USJ가 대히트를 치면서 예약률이 크게 높아진 상태다. 일본 최대 관광사인 JTB가 집계한 올해 여름 예약객실수를 보면 교토(64%) 오사카(52%) 등 간사이 주요 도시의 호텔 예약이 전년보다 크게 늘었다. 일본 관광사들은 USJ와 세계 최고의 관광지로 꼽힌 교토, 그리고 효고현의 고베, 나라현 등의 주요 유적지들을 묶은 관광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오사카 시내 중심가인 도톤보리 식당가에는 후텁지근한 무더위에도 깃발을 든 중국 단체 관광객들이 맛집과 쇼핑몰을 찾아다니는 모습을 쉽게
[오사카 = 황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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