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선물’이 전통적 안전자산인 금·은·엔화·미국채를 제치고 올들어 17%의 깜짝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4일(현지시간) 원자재·곡물·주가지수·통화·채권 등 118개 주요 상품의 연초 이후 가격 변동을 비교 분석한 결과 올들어 돼지고기 선물이 17%로 최고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금이 15.3%, 은이 10.4%로 뒤를 이었고 또다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달러 대비 엔화(7.3%)와 미 7~10년물 국채(4.6%)도 상위권에 포진했다.
미 시카고선물거래소에서 80억달러(약 9조8400억원) 규모로 거래되는 돼지고기 선물은 최근 거래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이 껑충 뛰었다. 2014년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자 돼지 농가가 사육을 늘렸고, 2015년 돼지고기 생산량이 증가했는데 중간 거래상과 수출업자들이 조금이라도 저렴한 돼지고기 재고를 확보하기 위해 선물 거래량을 늘린 게 수익률 상승으로 연결됐다는 분석이다.
또 소고기 공급이 여전히 빡빡한 상황에서 일반 소비자들이 대체재인 돼지고기를 선택한 점, 햄 수요가 많이 몰리는 부활절이 다른 해보다 앞당겨진 3월 27일로 잡힌 점도 돼지고기 수요를 자극한 요인으로 꼽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18개 품목 중 67개 가격이 하락했고 49개 상품 가격이 상승했다고 밝혔다. 최악의 수익률을 보인 상품은 천연가스와 휘발유로 올들어 23.7%나 추락했다. 원유도 14%나 빠졌고 밀(-3.0%), 커피(-5.9%), 코코아(-10.0%) 등의 상품도 마이너스 영역에
유가가 급락하고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의 에너지업종 주가가 6% 가량 하락하는 중에도 엑손모빌 주가는 4.2% 올라 눈길을 끌었다. 신흥국 통화 중에는 인도네시아 루피아가 미 달러화 대비 3.1% 오른 반면 아르헨티나 페소 가치는 15% 넘게 떨어졌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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