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뉴욕 경선 승리에 이어 26일 예정된 펜실베니아, 메릴랜드, 코네티컷 등 5개주 경선에서도 도널드 트럼프의 승리가 예상되자 경쟁자인 테드 크루즈와 존 케이식 후보가 전격적으로 트럼프 대선후보 지명 저지를 위한 반(反) 트럼프 연대를 구축했다.
크루즈와 케이식 캠프는 24일 저녁(현지시간) 트럼프가 대선후보로 지명되기 위해 필요한 과반 대의원 확보를 막기 위해 공동전선을 펼친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크루즈와 케이식 후보가 각각 우세한 지역에서 각각 화력을 집중하는 한편 상호 경쟁을 자제하는 전략을 통해 트럼프가 얻는 대의원 숫자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크루즈는 내달 3일 경선이 치러지는 인디애나 선거운동에 집중하고 케이식은 내달 17일과 6월 7일 경선이 예정돼 있는 오리건과 뉴멕시코 등 서부지역 유세에 주력하기로 했다. 양측이 반(反)크루즈 연대를 결성하게 된 배경과 관련, 크루즈 캠프 운영자 제프 로는 “승자독식제로 운영되는 인디애나에서 트럼프가 57명의 대의원을 독식하는 것을 막는게 급선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현재까지 846명의 대의원을 확보한 상태로 남은 경선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다면 과반 대의원 획득도 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공화당 지도부가 반대하는 트럼프가 자력으로 대의원 과반인 1237명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전당대회 결선 투표에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트럼프 연승행진을 막기 위해 오래 전부터 공화당 지도부는 크루즈와 케이식의 단합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크루즈는 자력으로 경선 1위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속에 이같은 기대를 외면했다. 하지만 지난 19일 뉴욕 경선에서 참패해 경선 1위가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케이식 캠프 쪽에 손을 내밀게 됐다.
케이식 진영에서도 트럼프가 대의원 과반의 지지를 얻어 곧바로 대선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는 것보다는 전당대회에서 한번 더 투표 기회를 갖는게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크루즈와 케이식 연대 소식이 전해지자 트럼프는 트위터를 통해 “그들은 절대로 나를 이기지 못할 것”이라며 “나는 무난하게 승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쟁 후보들 뿐만 아니라 공화당 최대 후원자이자 돈줄인 억만장자 석유 재벌 찰스·데이비드 코크 형제조차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지지 가능성을 내비치는 등 공화당내에서 트럼프 반대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뼛속까지 공화당 지지자로 오바마 행정부 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정권교체를 위해 천문학적 규모의 정치자금을 공화당에 몰아주고 있는 코크 형제의 변심은 공화당에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형인 찰스 코크는 이날 방송 인터뷰를 통해 “힐러리가 지금 공화당 경선 주자들보다 더 훌륭한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크는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겠다”는 트럼프 발상이 독일 나치정권을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번 대선에서 공화당 진영에 8억8900만달러(1조165억 원)를 지원하겠다고 공언한 코크 형제가 본선에서 힐러리를 지지할 경우, 공화당은 심대한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공화당 지지성향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사설을 통해 트럼프의 과거 ‘막말’을 거론하며 트럼프를 공화당 대선후보로 선출해서는 안된다고 노골적으로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가 폭스 뉴스 앵커인 메긴 켈리와 경선 경쟁자였던 칼리 피오리나에게 여성 비하 발언을 한 것과 존 매케인을 향해 ‘진짜 영웅이 아니다’라고 비난했던 사실, 무슬림 미국 입국 금지, 테러범 고문 허용 등의 발언을 거론하며 트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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