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이 1분기에 7%에 가까운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필리핀 통계국은 1분기 필리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년동기 대비 6.9%로 집계됐다고 19일 밝혔다. 분기 성장률 기준으로 최근 3년래 최고 수준이자 주요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은 1분기 성장률이다. 1분기에 중국 6.7%, 베트남 5.5%, 인도네시아 4.9%, 말레이시아 4.2% 성장률을 보였다. 지난해부터 중국보다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인도의 경우, 아직 1분기 성장률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7%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필리핀이 1분기에 고성장에 성공한 것은 건설과 제조업 분야가 활황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1분기에 건설분야 성장률은 12%를 기록, 전년 동기의 4.5%, 전분기의 7.6%를 훌쩍 넘어섰다. 특히 공공건설의 경우, 성장률이 39.9%에 달했다. 블룸버그통신은 HSBC의 분석을 인용해 “필리핀이 인프라스트럭처 투자를 통해 내수 경기를 살리는 동시에 가계 소비 지출을 유도하면서 경제에 활력이 붙었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 경제가 6%대 중속성장 시대로 접어들면서 중국과의 교역규모가 큰 신흥국 경제가 큰 타격을 받고있지만 반중 정서가 심각한 필리핀의 중국 수출 의존도는 13.6%에 그친 점이 오히려 득이 됐다는 분석이다. 중국 경기 둔화에 따른 악영향이 상대적으로 덜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 아키노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필리핀 경제는 2012년부터 5~7%대 고속 성장을 지속해왔다. 이제 시장은 ‘필리핀판 트럼프’라는 별명을 얻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차기 대통령 체제에서도 이같은 고속 성장세가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 다음달 30일 취임 예정인 두테르테 대통령 당선인은 기본적으로 아키노 정권의 경제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경제 정책은 약지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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