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7일 2차 세계대전 당시 세계최초로 원폭이 투하됐던 히로시마를 방문했다. 미국 현직 대통령이 히로시마를 찾은 것은 전후 71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 견제라는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해 미일 신(新) 안보동맹이 시작됐음을 전세계에 알리는 의미를 갖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께 히로시마평화공원에 도착, 원폭 자료관을 둘러본 후 원폭 희생자위령비에 헌화했다. 평화공원 주변에는 원폭 피해자는 물론 히로시마 시민들이 대거 운집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원폭 피해자와 짧은 만남을 가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헌화 이후 약 15분간에 걸친 연설을 통해 핵무기의 잔혹성을 상기시키고 임기 내내 주창해온 ‘핵없는 세상’에 동참해 줄 것을 역설했다.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동행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평화공원 방문을 위해 히로시마 이와쿠니 미군 기지에 도착한 후 “히로시마 방문은 모든 전쟁의 희생자를 추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베 총리는 히로시마 방문에 대해 “원폭의 희생된 사람들을 추모하고, 핵의 실상을 전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핵없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베트남 방문을 통해 대(對)베트남 무기 금수조치를 해제, 베트남과의 관계를 완전 정상화한데 이어 히로시마 방문을 통해 원폭투하와 관련해 역사적 화해를 이끌어내는 토대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과거 전쟁 역사를 매듭짓고 대중(對中) 견제를 위한 단단한 협력의 토대를 쌓아올렸다는 평가다. 이를 의식한 듯 오바마 대통령은 미군기지 연설에서 “미일은 파트너를 넘어 강력한 동맹”이라며 자위대와 미군의 협력을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한 지난달 규슈 구마모토 강진 당시 미군이 지원에 나서 지진 피해자들을 지원한 것을 거론하며 미군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이 전범국 일본의 피해만 부각시키는 부작용을 키워 참혹했던 전쟁을 일으킨 일본의 책임이 희석될 수 있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히로시마 방문에 앞서 미에현 이세시마에서 폐막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공동선언문을 통해 “세계 경제 하방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며 전세계 각국의 적극적인 경기대응을 주문했다. G7은 공동선언문에서 “국가부채를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한편 재정정책을 순발력있게 실시하고 구조정책을 과감하게 진행하기위
[히로시마 = 황형규 특파원 /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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