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안전지대는 없다…카페·식당 노리는 소프트타깃 테러
↑ AP=연합뉴스 |
지구촌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테러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등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무차별 공격에 유럽과 미주는 물론 동아시아에서까지 안전지대가 사라졌습니다.
과거에는 중동 등 특정지역이 위험 지대였다면 지금은 전 세계가 언제든지 테러가 발생할 수 있는 화약고로 변한 셈입니다.
특히 음식점, 공연장, 관광지 등 일상공간에서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무고한 상대에게 '묻지마'식 공격을 하는 이른바 '소프트타깃'(soft target) 테러가 늘어나면서 공포감은 더욱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방글라데시에서 1일(현지시간) 저녁 발생한 외교공관 밀집지역 식당의 인질극은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순식간에 테러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줍니다.
무장 괴한들은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의 외국공관 밀집지역 내 이탈리아·프랑스식 등 서구음식을 주로 제공하는 베이커리 레스토랑에 침입해 외국인 손님 등을 인질로 잡았다. 배후를 자처한 IS는 24명을 살해했다고 주장했지만 정확한 사망자수 등 진위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테러는 올해 1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벌어진 테러와 닮은꼴입니다.
지난 1월 14일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시내의 사리나 백화점 지구에서 IS를 추종하는 테러범들이 자살 폭탄을 터뜨리고 시민과 경찰을 향해 총격을 가해 민간인 4명이 희생됐습니다.
당시 무장 괴한들은 자카르타 중심가의 경찰 초소와 미국 자본주의 상징인 스타벅스를 공격했습니다.
사리나 백화점 지구는 스타벅스뿐 아니라 맥도날드, 피자헛 등 서방 브랜드로 가득해 외국인들의 왕래가 많은 곳입니다.
방글라데시 외교가 식당과 인도네시아 스타벅스 공격은 외국인들이 주로 많이 이용하는 곳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는 유사점이 있습니다.
테러 소식은 며칠이 멀다 하고 날아들고 있습니다.
지난달 28일 밤에는 유럽과 아시아의 교차로에 있는 터키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에서 IS 소행으로 추정되는 연쇄 자폭 테러가 발생해 40명 이상이 숨졌습니다.
이스탄불 공항의 테러는 벨기에 브뤼셀 테러가 발생한 지 3개월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 터졌다. IS는 이스탄불 공항테러에 대해서는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자처하지 않았고 터키에는 쿠르드계의 테러도 빈발하지만, 외국인이 많이 이용하는 공항을 노렸다는 점 등에서 IS 소행일 가능성에 무게가 더 실립니다.
올해 3월 22일 브뤼셀 자벤템 국제공항 출국장에서 최소 두 차례, 브뤼셀 시내 유럽연합(EU) 본부와 가까운 말베이크 역에서 한 차례 폭발이 발생해 모두 32명이 사망하고 300여 명 다쳤습니다. 역시 IS가 저지른 테러로 결론이 났습니다.
터키와 벨기에 테러는 비교적 보안 수위가 높은 공항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을 줬습니다.
그동안 각국 대도시에서 발생한 테러는 지하철역, 카페, 공연장, 나이트클럽 등 사람들이 비교적 접근하기 쉬운 장소에서 벌어졌습니다.
지난해 발생한 프랑스 파리 테러가 대표적입니다.
지난해 11월 13일 파리에서 발생한 연쇄 테러는 록 밴드 공연이 펼쳐진 공연장, 시내의 카페와 음식점, 관중이 밀집한 축구 경기장 등 지극히 일상적인 공간을 상대로 펼쳐졌습니다.
자신이 한순간에 테러 희생자가 되리라고 꿈에도 상상하지 못한 130명이 파리 테러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관광지도 테러리스트의 주요 공격 대상지가 된 지 오래입니다.
관광대국인 태국에선 지난해 8월 방콕 도심의 관광 명소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해 20명이 사망하고 125명이 다쳤습니다.
앞서 지난해 3월 북아프리카 튀니지의 바르도 박물관에서는 모로코인이 총격 테러를 가해 무고한 외국인 관광객 등 21명이 희생됐습니다.
총기 소유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미국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공격에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캘리포니아 주 샌버너디노 시의 발달장애인 복지·재활 시설에서 무슬림 부부가 총기를 난사해 14명 사망했습니다. 미국 수사당국은 극단주의에 빠진 무슬림들의 자생적 테러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지난달에는 플로리다주 올랜도 펄스 나이트클럽에서 총격과 인질극 발생해 50명이 숨지고 최소 53명이 다쳤습니다.
2001년 미국에서 발생한 '9·11 테러' 이후 서방 국가들이 테러 경계수위를 높였지만 이슬람 극단주의자 등의 공격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서방 국가들의 대(對)테러 정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극단주의자들의 공격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주요 국가의 도심에서 무방비 상태의 일반 대중인 소프트타깃을 상태로 테러를 감행하면 혼란과 공포 확산을 동시에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는 IS를 중심으로 한 극단주의자들의 테러가 앞으로도 더 발생할 수 있다는데 있습니다.
서방 국가들의 공습 강화로 시리아와 이라크에 있는 IS 세력지역이 쪼그라들면서 IS의 반격이 공포를 극대화할 수 있는 소프트타깃 테러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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