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미국 공화당 인사들의 지지 철회 선언이 잇따르면서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벼랑 끝에 몰리고 있다. 아예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을 대놓고 지지하겠다는 인사들도 나오고 있다.
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공화당인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 백악관 공보국장을 역임한 레즐리 웨스틴이 클린턴 지지를 표명했다. 그는 “미국은 안정적이고 노련한 리더십을 필요로 한다”며 “클린턴은 경제 성장, 일자리 창출, 국내외에서의 미국 보호 등 미국적 가치에 대한 전문성과 헌신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지 이유를 밝혔다.
공화당 출신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정치 보좌관을 지낸 프랭크 래빈도 “트럼프에겐 대통령으로서 필요한 품성이 결여돼 있다”면서 “힐러리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 소속 윌리엄 밀리켄 전 미시간 주지사도 “공화당이 우리의 이상을 포용하지 않는 후보를 지명한 게 슬프고 놀랍다”면서 “힐러리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직 공화당 의원들의 이탈도 눈에 띈다. 수잔 콜린스 상원의원(메인)은 이날 “트럼프는 민족적·종교적 소수를 공격함으로써 편견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트럼프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앞서 스콧 리겔(버지니아) 하원의원과 패트릭 투미(펜셀베이니아) 상원의원, 리처드 한나(뉴욕) 하원의원이 지지 포기의사를 밝혔다.
전직 고위 관료들도 ‘트럼프 버리기’에 가세했다. 공화당 소속 전직 국가안보 관료 50명은 이날 “트럼프가 국가안보를 위험에 빠뜨릴 미 역사상 가장 무모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그에게 투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성명에는 미 국가안전보장국(NSA)과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낸 마이클 헤이든, 세계은행 총재를 지낸 로버트 졸릭 전 국무부 부장관을 포함해 관가 거물들이 대거 참여했다.
공화당 인사들의 잇단 지지 철회엔 최근 트럼프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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