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해커로 의심되는 조직이 미국 대선에 개입한 정황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대선의 새로운 ‘뇌관’으로 부상했다.
해킹 피해가 트럼프를 비판한 언론사와 미국 민주당 주변 인사에 집중되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친러시아 성향과 맞물리면서 해킹 사실은 트럼프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연방수사국(FBI) 수사결과에 따라 대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의 짐 임포코 편집장은 1일(현지시간) “트럼프를 비판하는 기사를 보도한 후 대규모 디도스 공격을 받았다”면서 “공격의 원천으로 보이는 IP 대부분이 러시아 IP였다”고 밝혔다.
뉴스위크는 지난 1988년 트럼프그룹의 호텔과 카지노 임원들이 쿠바 진출을 위해 쿠바를 찾아가 6만8000달러를 불법 지출했으며 이를 위장하기 위해 방문 목적을 자선활동으로 위장했다고 지난달 29일 보도했다. 미국과 국교가 단절됐던 쿠바에서 미국인들이 현금을 사용하는 것은 당시에는 불법이었다.
뉴스위크 외에도 힐러리를 지지선언한 뉴욕타임스(NYT), 트럼프에 대한 비판 기사를 집중 보도한 워싱턴포스트(WP) 등이 해킹 피해를 입은 바 있다.
이와 별도로 일리노이 애리조나 등 미국 20여개주 선거관리위원회가 해킹 피해를 입었으며 이 과정에서 유권자 명부 일부가 유출된 것으로 최근 밝혀졌다.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이와 관련해 러시아 해커들의 소행으로 보이며 정밀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일각에서는 일부 전자투표 방식이 해킹에 취약하며, 이를 이용해 러시아가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FBI는 또 지난 달 27일 민주당 일부 관계자의 휴대전화가 러시아와 연관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해커로부터 해킹됐을 가능성을 수사 중이라고 확인했다. 지난 6월에는 민주당 전당대회 직전에는 러시아 해커로 추정되는 세력이 민주당 전국위원회 이메일을 해킹해 위키리크스를 통해 내용을 공개한 바 있다.
지난 달 22일에는 러시아 해킹조직으로 추정되는 DC리크스가 백악관 참모 이메일을 해킹해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의 여권정보 등을 공개하기도 했다.
한편 올해 대선이 역대 최고 ‘비호감’ 후보들의 대결로 치달으면서 시카고의 유력 일간지인 시카고 트리뷴이 게리 존슨 자유당 후보를 공개 지지했다. 미국의 유력 언론이 민주·공화 양당이 아닌 제3정당 후보를 지지한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시카고 트리뷴은 4년 전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을 지지했었다.
전통적인 보수 신문인 디트로이트 뉴스도 이날 창간 143년 만에 공화당 후보 지지를 포기하고 존슨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전국 일간지인 USA투데이는 특정 후보 지지의사를 밝히지 않았으나 트럼프에 대한 반대 의사는 분명히 했다.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는 힐러리와 트럼프는 트럼프의 여성비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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