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IT업계 ‘왕의 귀환’ 이라고 말해도 될까.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 1분기(회계연도 기준) 실적발표에서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며 지난 1999년 이후 최고 주가를 기록했다. 클라우드 컴퓨팅 중심의 과감한 사업 전환이 효과를 봤다는 평가다.
MS는 20일(현지시간) 1분기(7~9월, 회계연도 기준) 실적발표에서 회사 매출액이 전년 동기에 비해 3% 증가한 223억 달러, 순이익도 60억달러(주당 76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스트리트 예상치(매출 217억달러, 주당 순이익 68센트)를 상회한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이날 MS 주가(시간 외 거래, 실적을 장 마감 이후 발표했기 때문)는 6% 이상 올라 1999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MS가 최고점을 찍던 지난 1999년은 윈도가 운영체제를 독점하면서 익스플로러 등을 끼워팔기 한다며 세계 각국에서 반독점 소송이 벌어지던 때였다. 그후 MS가 투자했던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는 당시 고등학생이었다.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는 것 만으로는 주가가 사상 최고치에 육박하고 있는 것은 설명이 안된다. 더구나 MS는 지난해 발표한 ‘윈도10’ 이후 소비자를 흥분시킨 제품을 내놓은 적이 없다. 심지어 이번 실적 발표에서 콘솔게임기 엑스박스(Xbox) 매출은 5%, 스마트폰 사업은 72%나 떨어졌다.
그렇다면 무엇이 MS에 대한 시장과 투자자의 기대를 높였을까? 뉴욕타임즈 등 외신에서는 “사티야 나델라 CEO가 선도한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성과가 이번 실적에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즉, 사티아 나델라 CEO가 취임 후 ‘클라우드 퍼스트, 모바일 퍼스트’를 외치며 회사 중심을 ‘윈도10’ CD 매출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 엔터프라이즈 B2B) 으로 바꾼 것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나델라CEO는 MS의 클라우드 사업부문장을 역임하고 결국 이 사업의 호조로 CEO까지 오른 인물이다.
여전히 MS는 이익의 90%를 전통적인 윈도 판매에서 내고 있다. 하지만 지난 1분기 실적에서 윈도 판매는 예상치에 도달하지 못했다. 반면 지난 2년간 집중 육성한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서비스명 에저, 온라인 스토리지 및 클라우드 인프라) 분야에서는 전년동기 대비 116% 급증하면서 회사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에이미 후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분기 실적은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이 시장은 현재 아마존이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MS가 선전하면서 점유율을 끌어 올리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 ‘오피스’ 프로그램과 업무용 태블릿 ‘서피스’ 등도 실적 호조(서피스는 전년 동기대비 38% 신장)에 기여했다.
더구나 사티아 나델라 CEO가 앞장서서 미래 사업인 ‘인공지능’ 분야(서비스명 코타나)에도 리더십을 확보 중이다. 사티아 나델라 CEO는 최근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이그나잇 컨퍼런스(Ignite Conference)’에서 “인공지능은 AI는 게임이 아닌 사회의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해야 한다”며 ‘알파고’의 구글에 직격타를 날리며 인공지능 분야 리더십을 자신하기도 했다. MS는 최근 인공지능 기반 음성인식 기술은 전문적으로 사람의 말을 받아쓰는 구술기록자의 수준이며 대화를 90% 이상 알아들을 수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스마트폰(노키아) 사업을 매각하고 소셜네트워크 ‘링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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