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제45대 대통령으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서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당선자는 그동안 극단적인 보호무역 조치를 시사해 온 만큼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수출 회복이 더뎌지면서 우리 경제의 부진이 길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은 699억달러로 중국(1371억달러) 다음으로 많았다.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은 지난해 7.9% 급감했으나 대미 수출은 0.6% 감소에 그쳐 전체 수출의 버팀목이 됐다.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미 수출액은 2010년 498억달러에서 지난해 699억달러로 늘면서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10.7%에서 13.7%로 확대됐다.
미국에 대한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지난해에만 259억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자는 유세 기간 노골적인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예고했다는 점에서 대외의존도 높은 한국 경제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철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멕시코·중국 수입물품에 대한 고율의 관세 부과 등을 주장했다.
미국에서는 이미 수입규제 강화 움직임이 뚜려하게 나타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 조사 결과 미국의 반덤핑 조사 개시 건수는 지난해 42건으로 전년 보다 23건 늘었다. 우리나라에 대한 조사 개시 건수는 17건으로 중국 다음으로 많았다.
글로벌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Brexit)에 이어 미국의 보호무역기조가 심화되면 세계 무역환경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우리 경제의 부진이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라는 불확실성도 커질 것이라는 예측도 가능하다.
트럼프 대선캠프는 지난 9월 내놓은 ‘트럼프 경제계획안 : 통상·에너지·규제개혁’에서 한미 FTA를 ‘실패한 협정’으로 규정하며 이로 인해 미국의 일자리가 대거 없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선캠프는 “트럼프 후보가 재협상을 요구하면 한국은 불만을 제기할 수 없을 것”이라며 “양측은 더욱 공평한 협정을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외교적 부담이 크기 때문에 한미 FTA 협정 종료와 같은 극단적 선택을 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이러한 불확실성은 우리 경제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물 경제 뿐만 아니라 국제는 물론 한국 금융시장의 불안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가 12월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트럼프 후보의 당선으로 연준의 향후 방향성이 불투명해졌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대선 과정에서 “연준은 앞으로도 계속 지금처럼 금리를 낮게
그는 특히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을 재지명하지 않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디지털뉴스국 한인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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