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차기 대통령 당선인이 첫 국빈방문 요청자로 꼽은 인물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였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로 세계적 화두가 된 신(新) 고립주의가 트럼프 당선으로 더욱 가시화함에 따라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불안정성이 고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가 다른 정상들을 제치고 EU와 브렉시트 협상 시작을 앞둔 메이 총리를 처음으로 만나자고 해 심상치 않다는 지적이다.
영국 총리실은 1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메이 총리에 방미를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총리실에 따르면 트럼프는 메이 총리와 첫 전화통화를 하면서 “가능한 한 조속한 시일 안에 미국을 찾아 자신과 만나자”면서 “트럼프가 영국에 대해 개인적인 연고와 친밀함을 표시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가 앞서 각국 정상과 통화하며 긴밀한 동맹관계 유지를 약속했고, 오는 17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도 면담을 예정하고 있는 가운데 가장 먼저 손을 내민 국가가 영국이라는 점이 심상치 않다. 브렉시트에 대한 미국의 신·구 권력 반응이 너무 달라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 영국 유권자들에게 “브렉시트를 택할 경우 미국과의 무역협정에서 영국은 뒷줄에 서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브렉시트에 대해 강력히 반대했다. 힐러리 클린턴 후보도 “브렉시트로 경제적인 불확실성이 생겼다”며 “백악관에 침착하고 꾸준하고 경험이 많은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해왔다.
반면 트럼프는 영국의 EU 탈퇴 결정에 대해 “영국은 스스로 나라를 되찾았으며, 그것은 정말 멋진 일”이라고 환영한 바 있다. 브렉시트가 기성정치에 대한 반감을 표한 것이며 이는 미국에서도 자신의 지지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당시 스코틀랜드 서부 해안에 있는 본인 소유의 턴베리 골프장 재개장식에 참석하고 있었던 트럼프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직후 환영 성명을 발표한 뒤 급거 귀국했다.
트럼프가 메이를 선택한 데는 선거 운동기간 내내 관통했던 트럼프의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 공약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경제성장 침체, 일자리 부족, 중산층 붕괴 가능성, 이민 문제에 대한 불만 고조 등 미국과 영국이 처한 현실은 엇비슷하다. 이에 브렉시트 통과에 공감한 트럼프가 ‘신고립주의 동맹’의 파트너로 영국에 손을 내밀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자신의 혈통이 영연방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영국을 1순위로 뒀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어
[장원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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