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레랑스(관용)’ 국가로 불리던 프랑스도 ‘우(右) 클릭’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내년 4~5월 대선에서 집권세력인 사회당의 참패가 예견된 가운데 프랑스 국민은 ‘온건 보수(공화당)’, ‘강경 보수(국민전선)’라는 선택지 앞에 놓이게 됐다. 국민전선(FN)을 이끌고 있는 마린 르펜 대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동령 당선을 기화로 ‘트럼프(미국)-푸틴(러시아)-르펜(프랑스)’라는 ‘신(新) 삼각동맹’을 주창하며 대권을 노리는 게 심상치 않다는 분석이다.
르펜 대표가 1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선거운동본부 개소식에 참석해 FN의 상징으로 ‘파란 장미’를, 구호는 ‘국민의 이름으로’로 정하고 대선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르펜 대표는 개소식에서 ‘트럼프-푸틴-르펜 트리오’가 세계 평화의 주축이 될 것이라 말했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우경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고 운을 뗀 뒤 “그 물결은 극단적 자유주의, 국경 제거, 주권 국가의 소멸과 같은 억제되지 않은 세계화에 반대하는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르펜 대표는 이어 “최근 선거를 휩쓸고 있는 움직임은 내년 프랑스 대선에서 나를 대통령으로 만들 수 있는 힘과 아이디어”라고 강조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과 삼각 동맹 구축은 어떠냐’는 질문에 “그것은 세계 평화를 위해 필요할 것”이라며 “내가 프랑스 대통령이 되면 러시아와 좋은 관계를 쌓을 것”이라고 말했다.
르펜은 지난 13일(현지시간) BC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당선을 “엘리트들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었던 국민들의 승리”를 보여준 쾌거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도 트럼프처럼 내년 프랑스 대통령선거에서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르펜은 “프랑스에서도 내가 (트럼프와) 똑같은 승리를 거둘 것이다. 프랑스 국민들도 미국처럼 테이블을 뒤집어엎길 바란다. 프랑스 국민들에게 돌아가야 마땅한 그 테이블을 지금은 엘리트들이 나눠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르펜 등 유럽의 극우 세력들은 “지난 6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 승리에 이은 이번 트럼프의 당선은 기득권 체제를 거부하는 현상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음을 입증하는 쾌거”라며 크게 반기고 있다. 트럼프의 당선은 실제로 유럽의 극우 열풍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내년 4월 프랑스 대선에서 르펜이 당선을 꿈꾸는 배경이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20% 이상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르펜은 적어도 5월 결선투표까지는 무사히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프랑스내 가장 높은 지지율은 30%대의 중도우파인 공화당이 차지하고 있다.
지금 구도라면 공화당 후보의 승리가 예견되지만 최근 전세계 ‘우향우 흐름’을 고려한다면 르펜의 바람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르펜이 “이번 프랑스 대선에서 국민들은 문명에 관해 진정으로 중요한 선택을 내리게
[장원주 기자 /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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