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녹색당이 추진하는 3개 경합주 재검표 운동과 관련해 사기라고 비난하면서 총 득표수에서도 자신이 앞설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27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선거인단에서 압승을 거둔 데 이어 불법으로 투표한 수백만명의 표를 빼면 득표수에서도 내가 이겼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별 승자독식제의 간접선거 형태가 아닌 최다 득표자가 대통령이 되는 구조에서도 자신이 승리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트럼프는 “15개 주를 방문하는 대신 단지 3∼4개 주에서만 선거운동을 했을 것이기 때문에 선거인단보다 득표수 선거에서 이기는 게 훨씬 쉬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득표수로 승부가 갈리는 대선이었다면 경합주 승리를 위해 여러 곳을 다니기보다는 캘리포니아 등 유권자 수가 많은 곳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전략을 택했을 것이란 의미다.
특히 트럼프는 재검표 운동은 사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일 정권인수위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재검표는 대선에서 1%도 득표하지 못한 스타인의 금고를 돈으로 채우기 위한 것이며, 심지어 그는 이 돈 대부분을 말도 안 되는 재검표에 쓰지도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트럼프는 “이는 이미 결과가 인정된 선거에 대한 녹색당의 사기”라며 “선거 결과를 스타인처럼 부정하거나 악용하지 말고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몇 개 주의 개표가 끝나지 않은 가운데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은 득표수 면에서 트럼프에 220만 표 가량 앞서 있다. 다만 선거인단 수에서 트럼프(306명)가 클린턴(232명)을 압도해 대선에서 승리했다.
트럼프는 불법투표를 운운하긴 했지만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UC 얼바인 대학교 릭 헤이슨 교수는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를 통해 “미국 선거에서 부정의 수준은 매우 낮다”며 “트럼프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믿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2008년과 2010년 선거에서 각각 비시민권자의 6.4%, 2.2%가 투표를 했다는 추정이 2014년에 나오기도 했지만 선거 전문가들로부터 심각한 오류가 있다며 강한 비판을 받았다.
대선이 트럼프 승리로 끝났지만 현재 미국은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등 3개 주 재검표 논란으로 시끄럽다.
녹색당 후보였던 질 스타인이 재검표 움직임을 주도하는 가운데 클린턴 캠프도 위스콘신 재검표 작업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현재 스타인은 위스콘신·펜실베이니아·미시간 등 대선 승패를 가른 3개 경합주의 재검표를 위한 모금 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위스콘신은 스타인의 청을 받아들여 조만간 투표수를 재집계할 예정이다.
스타인의 재검표 추진 사실이 알려지자 성금이 쇄도해 모금을 시작한 지 하루도 채 지나
그는 이날 미 CNN 방송에 출연해 “모든 모금액은 재검표에만 쓸 수 있도록 분리된 전용 계좌로 들어간다”며 재검표 모금액을 재검표에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트럼프 당선인의 주장을 일축했다.
[디지털뉴스국 박소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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