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사는 마크 브라이언은 퇴근길에 아마존 상점(아마존 고)에 들러 다음날 아침에 먹을 우유와 시리얼, 그리고 바나나, 사과를 구입했다. 상점에 들어갈 때 아마존 고(Amazon Go) 앱을 켜고 판독기에 바코드를 대니 들어갈 수 있었다. 상점을 나올 때는 결제 없이 그냥 나왔다. 1분이 지나자 스마트폰으로 아마존고에서 4가지 품목 구매비용 30달러가 이메일로 와 있었다.
공상과학영화(SF) ‘미래의 상점’ 장면 본 듯한 이 시나리오가 내년부터 실제 벌어진다.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 계산원(캐시어)과 기다리는 줄을 없앤 상점이 처음으로 등장하는 것이다.
아마존은 5일(현지시간) 계산대를 없앤 최초의 인공지능형 온오프라인 통합 스토어 ‘아마존 고’를 내년 초 시애틀에서 부터 선보인다고 밝혔다.
현재는 아마존 직원 대상으로 본사가 있는 시애틀에서 시범 서비스 중이지만 내년 초부터 오는 2020년까지 약 2000개 매장(매년 200개 이상) 미국 전역에 오픈할 예정이다.
아마존 고의 외형은 일반 고급 식료품 점과 다름이 없다. 우유, 음료수, 과일, 빵은 물론 간단한 샌드위치 등을 파는 매장도 있다.
하지만 내부 모습은 다르다. 지하철 입구에 있는 개찰구와 같은 기기에 아마존 고 앱을 터치하면 자동으로 소비자를 인식한다. 소비자는 원하는 제품을 자신의 가방 등에 담으면 된다.
상점에 내장된 컴퓨터 시각센서와 생체 인식 센서, 딥러닝 기술 등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 RFID 같은 센서 없이 정확히 소비자의 쇼핑 리스트를 알아낸다. 아마존은 이를 ‘저스트 워크아웃’ 기술로 명명하고 소비자가 결제 과정 없이 그냥 매장을 나간다는 의미에서 서비스 이름도 ‘아마존 고’로 이름 붙였다.
아마존은 공식 블로그에 “4년 전부터 ‘줄을 서지 않고 계산대도 없는 쇼핑을 하는 방법이 없을까’를 연구하기 시작했다”며 “컴퓨터 시각 센서와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이 우리의 꿈을 실현하게 했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이미 신선한 식료품을 소비자에게 직접 배달하는 ‘아마존 프레시’를 서비스 중이다.
이를 오프라인 상점으로 확대하기 위해 노력해왔으며 아마존의 인공지능 기술과 결합, 아마존 고를 탄생시켰다. 20년전 아마존 서비스를 개시하며 물건을 꼭 매장에서 사야 한다는 통념을 무너트린데 이어 이제는 오프라인으로 진출, 물건을 사려면 계산대를 지나야 한다는 통념도 깬 셈이다. 팀 오라일리 오라일리 미디어 회장은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이것은 유통의 미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오랫동안 이 같은 계획을 기다려왔다”며 극찬했다. 포브스 등 미디어도 “아마존고는 전체 유통 시장을 급격하게 바꿔놓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아마존 고로 인해 인공지능 기술에 따른 일
미국에는 4300만명에 달하는 계산원이 있는데 이들의 직업이 날아갈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계산원은 주로 이주노동자, 흑인, 히스패닉, 아시아, 청년, 여성 등 마이너리티에 집중돼 있다.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 / 서울 =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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